마지막 한 끼를 먹어야 한다면 역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엄마의 시골밥상이다.
각종 찐 야채로 차례진 쌈들과 ( 호박잎 쌈, 근대잎 쌈, 양배춧잎쌈, 배춧잎 쌈 깻잎쌈 등) , 멸치국물에 매운 고추를 썰어 넣어 조린 쌈장(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 금방 따온 풋내 나는 풋고추와 상추쌈, 강된장, 그리고 무와 김치를 넣은 탱탱하고 부드러운 살결의 고등어조림, 따끈한 하얀 쌀밥이 그 주인공이다.
이왕이면 이 밥상은 엄마의 밭에서 온 가장 신성한 채소들이면 좋겠고, 엄마와 함께 먹고 싶다.
쌈 음식은 자고로 쌈을 즐길 줄 아는 사람과 함께 먹어야 제맛이고, 띄엄띄엄 싸 먹는 상대는 입맛을 떨어뜨리므로, 엄마가 가장 적합한 나의 쌈 상 파트너이다.
또 고급진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이 밥상을 잘 차례 줄 분은 우리 엄마 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한다.
엄마의 밥상은 언제나 옳고, 마지막 한 끼는 무조건 엄마음식으로 채워진 쌈밥 정식… 두말하면 입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