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비밀 장소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 같다.
나만의 공간과 혼자만의 시간이 꽤 많이 주워지는 요즘이지만, 그 공간과 시간을 즐기지 못하는 나는 혼자만의 비밀 장소가 없다.
늘 같은 장소에서 할 일에만 집중하는 나 자신을 깨달았다.
해야 할 일을 제쳐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고 싶다.
집안의 책상 앞이 아닌, 가장 좋아하는 거리로 나가 길 가는 사람들을 스케치하고,
풍경 좋은 해변이 보이는 언덕으로 올라가 책을 읽고, 좋아하는 카페에 앉아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그곳을 나만의 비밀 장소라 자랑하고 싶다. 희망 사항이 이러하니, 이런 나만의 비밀 장소가 없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며 살다가는 거지꼴을 면치 못할 테니 말이다. 나에게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만 하는 일로 바꾸는 재주이다. 즐거운 나만의 공간인 책상도, 하루 한 번은 꼭 앉기로 단단히 약속을 했다. 뒤늦게 찾은 유일한 취미도 매일 하기 도전 리스트에 올려두었다. 할 일이 되어 버린 하고 싶은 일은, 하기 싫은 일이 되어 버린다. 그러고는 할 일을 하지 않는 날을 자책을 한다. 자책하는 날이 많다. 잠시라도 혼자만의 장소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며 즐길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