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좌절스러운 마음
아침에 갑자기 첫째가 엄마 출근하지 말라며 울고 불고 매달리는데 지각할 거 같아 남편 도움으로 간신히 떼어놓고 급히 나왔다. 마음이 무겁다.
금요일쯤 되자 좌절스러운 마음이 든다. 더럽게 일하기 싫다. 나 어떡하지. 첫째 복직 때보다 훨씬 로딩이 느린 기분이다. 자꾸만 기분이 다운된다. 복직 후 4일이 지나도 하루가 버겁게 느껴지니 마음이 무너진다. (설마 매번 교감님 앞 자리이다가 처음으로 별실 교무실에 앉아 긴장감이 떨어져서 그런가)
후배 선생님이 복직을 축하한다며 커피를 사주셨다. 그래도 학교에 조금씩 또래가 들어와서 감사하다. 오래 함께 일하며 좋은 인연들 만들어나가고 싶다.
또 다른 졸업생이 재수하러 수능원서 접수하러 왔다며 커피를 사왔다. 자기도 힘든 시기에 선생님 본다고 커피까지 사오는 기특함. 격려하며 손을 잡고 기도해줬다. 궁금했던 반 아이들 소식을 전해들었다. 코로나로 다들 대학생활도 재수생활도 고되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여럿이 모여 하는 미팅도 힘들다는 말에 깔깔대며 웃었다. 고등학생들은 정말 금방 어른이 된다.
결국 퇴근한 남편에게 오늘 하루에 대해 말하다가 눈물을 보였다. 첫째 육아휴직 후 복직 때 금방 적응해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잘 해낼거라 기대했는데 매일이 어렵고 머리도 잘 안 돌아가고 마음도 외롭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