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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지혜 Dec 14. 2021

교사인 나도 재테크 공부를 시작했다(2)

그렇게 돈 공부를 시작했더니 변화가 생겼다

  신도시로의 이사는 일단은 우리 부부에게 한 번의 전환점이 되는 일이었다. 남들이 다 말리는 청약 임대였다. 하지만 양가 부모님이 강력하게 권하셨다. 막상 임장을 와보니 깨끗한 도시와 새 아파트에 홀딱 마음을 뺏겼다. 그리고 이사를 해서 복직해 일을 하다 둘째를 가졌다. 다시 시작된 두 번째 육아휴직은 달랐다. 둘째를 유모차에 태우고 평지로 된 공원길을 매일 산책할 수 있었다. 깨끗하고 좋은 집에서 매일 생활할 수 있었다. 벌레나 곰팡이, 외풍, 범죄 걱정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곳에서 열심히 저축하며 지내다가 나중에 분양전환을 받으면 더 바랄 게 없다 여겼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가운데 부동산 폭등이 일어났다. 

               

  내가 사는 동네 집값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뛰기 시작했다. 지금 전세에 사는 집도 시세에 맞춰 분양가가 나온다는데 점점 더 감당할 수 없는 가격으로 치솟고 있었다. 또 한 번 깊은 좌절을 느꼈다. 아이도 둘인데 이제 서울 밖으로 벗어나서도 내 집 구하기가 힘든 걸까. 얼마나 더 멀리 떠나야 하는 걸까. 왜 나는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점점 더 사는 게 힘들어지나. 거기에 더해 주위에 부모님의 도움이나 권유로 일찍 집을 산 친구들 집값이 몇 십억이 되었다는 소식들이 들려왔다. 나와 같은 해 결혼한 친구는 매 주말 부동산 임장을 다녔는데 어느새 강남에 자가를 마련했다고 했다. 또다시 마음이 한없는 불안감과 좌절감에 빠져들고 있을 때였다. 인터넷에서 한 교사가 쓴 글을 보았다.        

        

  그 글에서 본인은 부모 도움 없이 재테크 공부만으로 많은 자산을 이루었다고 했다. 우리는 교사이기 때문에 부자가 되기 아주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일단 60대까지 꾸준한 근로소득으로 투자를 계속해나갈 수 있고, 공부머리가 있어서 재테크 공부도 잘 따라잡을 수 있으며, 방학 때마다 부동산 임장을 다니거나 재테크 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교사가 부자가 되기 좋은 직업이라는 그의 글은 내게 충격적이었다.


  나는 교사는 당연히 부자가 될 수 없는 직업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교사니까 부자가 될 수 있다니. 생각의 전환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첫 관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 나서 더 찾아보니 생각보다 교사 중에 재테크에 뛰어난 사람들이 많았다. 아, 나도 이제부터 공부하면 되는구나. 내 나이가 아주 늦은 게 아니구나 싶었다. 그렇게 나는 매주 재테크 공부를 하고 인증하는 소모임과 미국 주식 소모임에 들어 공부를 해나가게 되었다.                

  낮에는 학교에 복직해서 적응하느라 바쁘고, 저녁에는 어린아이들 챙기느라 진이 빠지고, 그러다 어쩌다 주말에 시간이 나면 쓰고 싶었던 글들을 몰아 쓰는데 이런 내가 언제 재테크를 공부할까 싶었다. 그런데 공부가 되었다. 그 이유는 나의 '절실함' 때문이었다. 마치 고2 때 공부의 필요성을 깨닫고 절실하게 대입 공부에 매달렸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출퇴근 길에도 재테크 오디오 클립을 듣고 정리했다. 아침에 조금 더 일찍 출근해서 잠깐 10분씩이라도 재테크 독서를 하고 정리를 하려고 했다. 주말에 애들이 잠들고 나면 빌려온 책을 빠르게 발췌 독했다. 그리고 그중 지금 가진 자본과 상황으로 제일 빠르게 할 수 있는 라오어의 미국 주식 무한 매수 법 투자를 실행에 옮겼다. 이해가 안 돼도 열 번, 스무 번 방법론을 읽으며 무조건 따라 했다. 돈을 잃더라도 평생 투자를 시작하지 않는 것보다 시작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또 머뭇거리면 머지않은 훗날 전보다 훨씬 뼈저린 후회가 뒤따를 것이란 직감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 내 일상에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었더니 성적이 달라지기 시작했었다. 내 삶의 경제 부분도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야만 자산이 달라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빠르게 약간의 돈을 벌었다. 투자 6개월 만에 소액이지만 은행저축이자보다는 몇 배 큰돈을 벌었다. 이렇게 조금만 노력하면 돈이 돈을 만드는 것인데 그동안 무지하고 게을러서 돈을 소비하고만 있었다는 게 한탄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리고 다양한 재테크 책들과 방송들을 읽고 듣다 보니 세상에 돈을 벌 방법은 무궁무진하게 많았다. 다만 누가 관심과 용기를 갖고 실천에 옮기는지에 따라 돈을 버는 사람과 못 버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뿐이었다. 실제로 내가 미국 주식으로 돈을 벌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을 했는데 열 명 중 단 한 명만이 관심을 갖고 알아보더니 투자를 시작해서 같이 돈을 벌고 있다. 지난날의 내가 그 나머지 아홉 사람과 같았다는 것을 느꼈다.         

       

  솔직히 내가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열의를 가지고 재테크 공부를 있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조금만 더 일과 육아에 치여도 당장의 숙제가 아닌 재테크 공부부터 손에 놓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렇지만 두 아이의 엄마인 이상 더 이상 내 삶이 돈에 무관심할 수는 없게 되었다. 두 아이의 방이 있는 자가를 마련해서 전학을 다니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고 공부를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직장에서 한 시간 이내로 출퇴근해서 워킹맘으로서 삶의 질을 지켜나가고 싶다. 때때로 여행도 다니고, 가족들이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들을 적당히 지원하면서도 부담을 느끼지 않고 싶다. 무엇보다 내 삶이 버거워서 다른 사람의 삶을 돌아볼 여유 없이 살고 싶지 않다. 나의 노력으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면 가능한 많은 돈을 벌어서 내 가족뿐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까지 나누고 싶다.     

           

  지금 가장 경계할 것은 조급한 마음과 게으름이다. 자꾸만 빨리 부를 이루고 싶어 조바심이 나는 동시에 다 때려치우고 늘어져있고 싶은 게으름이 나를 충동질한다. 차근차근 그러나 부지런히 돈 공부를 하자.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나갈 거라면 돈에 휘둘리지 않고 돈을 다스리며 살고 싶다. 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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