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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sdomone Jul 19. 2022

예수와 소크라테스가 죽은 이유

순교


소크라테스를 죽인 사람들은 그가 아테네 사람들이 믿는 신을 모욕했다고 하는 ‘신성 모독’을 이유로 들었다. 다시 말하자면, '의심'했기 때문에 죽인 것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믿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고, 절대적인 것은 곧 선한 것이니까 그것에 대한 의문은 곧 악이 되었다는 논리다. 즉 신이라는 '도덕'을 장악한 자들에게, 그 권력에 도전했기에 죽인 것입니다.

 

예수를 죽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바리새라고 불리는 이들은 신에 대한 도덕관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예수가 갑자기 나타나 이들보고 '악마의 자식들, 독사의 새끼들'이라며 그들의 위선을 공공연히 고발하였기 때문에 공격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러니 그들이 빌라도라는 총독에게 예수를 데려가 죽여달라고 하는데, 그가 마음의 저울로 볼 때 예수의 죄를 찾지 못하여 풀어주려 하였지만 당시 유대인들은 예수를 기어코 죽이지 않겠다면 저항 세력을 통한 난을 일으키겠다고 협박을 한다.


유월절의 풍습에 따라 반체제 반동 세력의 주동자인 바라바와 예수 중에 한 사람만을 석방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이미 이들은 권력에 중독되어 미쳐 있었기 때문에 권력에 위협이 되는 예수를 처형하고, 바라바라는 살인자를 풀어주기를 지지한다. 따라서 빌라도는 정국 안정을 위해 예수를 희생시키기로 결정한다. 이때도 예수를 죽인 사람들은 '도덕'을 장악한 모럴 파시스트였다. 이것은 계속해서 반복되는 역사이다.

 

내가 쓴 이 이야기가 괴롭다면, 그것은 진실이 두렵기 때문이 아니라, 믿음에 대한 의심 그 자체가 두렵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회의를 통해 사유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복사한 것을 믿으면서 생각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옛날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짧다는 자각이 있었는데,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근거없는 확신에 가득차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소크라테스나 예수가 잡혀 죽을 때, 사람들은 이게 잘못됐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다. 대다수가 그 사람들은 죽어 마땅한 죄를 졌다고 생각했다. 도덕을 장악한 자들이 도덕을 이용해서 죽였기 때문에 명분이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의 도덕에서는 명예살인이 황당하지만, 그게 통용되는 사회에서는 그게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원래 누명이나 무고와 같은 일에 있어서는 형식적으로는 완벽한 경우가 많다. 아무 이유도 없고 근거도 없이 사람을 잡아가면 당연히 반발이 있겠지만 유사 국가인 북조선 조차도 정적을 제거할 때 타당한 명분을 앞세워 처형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 나 역시도 나를 지켜보고 있는 심연이 있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 운명이 내게 다가올 날이 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완벽하게 만들어진 상황에서 사람들은 아마 수 천년 전의 소크라테스를 비난했던 아테네 시민들처럼, 예수에게 돌을 던진 유대인들처럼 어떤 사람에게도 같은 비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은 순리가 지배하는 공간이다. 소크라테스나 예수를 죽이는 사회는 어떻게 됐을까. 모두 멸망하였다.

 

상식과 합리가 통하지 않고 우상과 파시즘이 지배하는 사회였기 때문이다. 의심이 허용되지 않으면 과학도 역사도 영원히 퇴보하기 마련이다.

 

잊지 말아야한다. 사회는 절대 저절로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쉽게 기술 발전이 일어나지 않는다. 오늘 하루 열심히 사는 동안 지구 반대편에서 기술자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게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겨우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노력들을 막는다면 세상은 얼마든지 원시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

 

우리는 역사에서 이와 같은 일을 수 없이 봤다. 지금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이 같은 일들이 이 서사와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말해도 스스로에게 일어나기 전까지는 느낄 수 없다. 그것이 인간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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