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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행나무 위 참새 Mar 28. 2024

단상 1


1. 숨을 작게 들였다 내쉬어본다. 이놈의 지긋지긋한 비염때문에 책에 집중하다가도 이내 짜증이 솟구친다. 계속흘러내리는 콧물에 무감각해지는 인중처럼 내가 사는 현실에 경계선도 모호해지는 기분이다. 어째서 갈수록 심해지는 것일까. 그날도 여전히 나는 어린 사람에 모습이었다. 미세하게 떨려오는 두려움이 발끝에서부터 느껴졌다. 아무리 애를 써봐도 도망칠 수 있는 미세한 틈 하나 보이지 않았다.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했던 시간.


2. 잠에서 깨어 안경을 쓰는 순간 나는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초점을 맞춰 안경을 고쳐 썼을 때 다시 내가 되었다.


3. 그는 거의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만나는 사람들을 하나의 색으로 구분 짓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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