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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행나무 위 참새 Jun 06. 2024

단상 2


1.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던 노래, 매일 저녁 기다리던 라디오 프로그램, 미세먼지 따위 없었던 맑디 맑은 사계절 날씨, 집 유선전화로 약속을 정하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반짝이 풀을 색깔별로 칠해서 곱게 곱게 편지 써보내던 시절들. 이제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기억이 내 마음 속에 계속 머물러 있어주어 참 고맙다.


2. 오늘도 잠을 설쳤다. 딱히 고민이 있어서가 아닌데 이상하게 자꾸 눈이 떠져서 멍하니 벽을 응시했다. 그러다 잠이 든건지 만건지 꿈을 꾼 것같기도 하고 멍한 상태로 출근 준비를 했다. 출근길 문득, 얼마나 절절한 인생을 살아야 비로소 글이란 것을 쓸 수 있는 것일까 생각했다. 글 속에서 슬픔이 응어리지고 굳어버린 녹슨화살이 심장으로 달려드는 듯 했다.


3. 새로운 것보다는 오래된 것, 오래된 것이라해서 모두 좋은게 아니라 추억이 있는 익숙한 오래된 것을 찾게 되고 찾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나이듦의 증거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익숙하고 편한게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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