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를 소개합니다 5
빨리 이해하는 편은 아니에요.
한참 뒤에야 "아, 그런 뜻이었구나" 할 때가 많아요.
대신 깊게 느끼는 것 같아요.
누군가의 말 한마디도
표정 하나도
제 안에서 오래 머물러요.
그 의미를 천천히 곱씹고
조용히 마음에 새기다 보면
언젠가 깊어져 있더라고요.
빠르진 않지만
제 마음은 천천히 자라는 중이에요.
코끼리 이야기
코끼리는 느리지만 단단한 사고력을 가진 영리한 동물이에요. 먹이를 고를 때,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따르지 않고 냄새를 맡고, 발로 밟아보고, 코로 만져본 뒤에야 입으로 가져가요. 이런 세밀한 행동은 단순한 '느림'이 아니라 '깊은 이해'의 과정이에요. 낯설거나 의심스러운 상황이 닥쳐도, 성급히 도망치기보다는 잠시 멈춰 주변의 소리와 냄새를 분석하며 판단해요.
코끼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도구를 사용하기도 해요. 높은 곳의 먹이를 따기 위해 나뭇가지를 이용하거나, 물이 깊은 곳에 있을 때 돌을 던져 깊이를 재는 모습도 관찰됐대요. 조급하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판단을 내리는 존재. 그래서 코끼리의 느린 움직임은 단순한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깊이 이해하고 천천히 흡수하는 방식인 것 같아요.
더디에게 이해란 순간의 일이 아닙니다. 받아들인 말과 감정이 커다란 몸을 천천히 돌아 심장에 닿을 때까지 시간이 걸려요. 하지만 그렇게 자란 마음은 쉽게 시들지 않습니다.
천천히, 또박또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