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투자 1편
코스피 지수가 연일 주가를 갱신 중이다. 비상계엄사태가 촉발된 정치적 불안이 대통령 당선으로 끝나면서 해소가 되었다. 이 같은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지난 달만 약 1조 1400억 원에 달했다. 이어 6월도 기관과 외국인 중심으로 대형주 순매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근래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올해 저점에서 불꽃같이 들어 올리며, 33% 상승하며 전세게 증시 상승률 1등에 등극했다.
나도 투자를 처음 시작했던 20년 초에는 적지 않은 비중으로 국내주식에 투자했었다.
국내주식을 전량 매도했던 트리거는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하여 중복상장했기 때문이었다. 2차 전지가 LG화학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였는데, 그것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영 국내 증시는 쳐다보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왜 다시 국내 증시 다시 관심이 생겼을까?
1) 이재명 정부의 중요 치적, 부동산 안정화 및 증시 부양
최근 폭증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는 정부 정책이 나왔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을 6억 원으로 제한하고 소위 갭투자는 원천 봉쇄하겠다는 대출, 입주 조건을 내걸었다. 이를 통해 부동산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당분간은 최소 거래량이 급감하고, 상승세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통령 입에서 나온 말.
투자 수요를 부동산보다는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게 훨씬 더 낫지 않을까
민주당이 집권하고 어떤 것을 초반 치적으로 삼을지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부동산은 이미 좌표가 찍혔고, 개인이 정부에 대항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정부도 부동산 경기 약세에 따라서 경기가 침체되는 것 또한 바라지 않는다. 그럼 어떤 방안이 있을까? 국내증시 부양이 '되어야만 한다.'
국내 증시가 좋으면 자산 가치가 상승하고 이는 곧 소비와 투자 심리가 개선된다. 그렇게 되면 내수 경제가 이전보다 활발하게 되고 이는 곧 다시 증시 상승의 재료가 되는 선순환구조가 생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주가가 상승하면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고 이에 따른 투자 혹은 대출을 통한 자본 확충을 할 수 있다. 해당 자본을 통해 투자가 증가하면 고용이 확대되고 경기가 활성화된다. 물론 실물경제와 괴리가 크면 단순한 버블에 그치겠지만.
이를 위해 현 정부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국내 증시를 부양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집단 기억을 폭발적인 증시 상승으로 덮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추진하고 있는 상법개정이 그 첫 타자가 될 것이다.
2) 추경으로 인한 원화 가치 하락
길게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아니 지금도 우리가 느끼는 화폐가치의 절하이다. 시중에 풀리는 통화량이 많으면 그만큼 희소성이 낮아지고 이 때문에 자산의 가격은 상승한다.
진보정권은 자유보다는 평등에 가치를 더 두고 국가를 운영한다. 따라서 추가경정은 이번 40조에만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작지 않은 규모로 5년간 진행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산을 보유해야 하는 것이 생존하는 방법이고, 앞서 말했듯이 부동산은 좌표가 찍혔다. 남은 건 국내 증시뿐이다.
3) 퇴직연금 의무화 제도, 400조 잠룡
최근 퇴직연금 의무화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두이다. 고용노동부가 적립금 431조 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을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 성격으로 바꾸기 위해 모든 사업장에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즉, 퇴직급여는 퇴직금(흔히 우리가 아는 일시에 받는 금액)이 아닌 연금(정해진 기간에 나누어 받는 형태)으로만 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적연금이 된 퇴직연금은 신설된 퇴직연금공단에서 관리하게 된다.
국민연금도 받을 수 있을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이제는 퇴직금까지 공적연금으로 관리한다고 하니 걱정부터 앞서는 게 사실이다. 내 돈을 퇴직연금공단에서 투자관리를 하며, 내가 퇴직할 시점에 어떻게 될지 아직까지는 세세한 정책이 없어서 불안하다. 개인의 입장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2가지. 퇴직연금공단에서 잘 운용해서 나에게 돌려주길 바라는 것과 DC형태로 전환하여 내가 운영하는 것이다.
개인이 둘 중 어느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국내 증시(코스피)에는 좋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퇴직연금은 DB형으로 운영 중이고, 이는 잠자고 있는 돈이다. 이 돈이 차근차근 금융시장에 나오게 된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퇴직연금공단이 최초 연금액이 세팅되고 나면 해당 자본을 바탕으로 금융자산을 매수하게 된다. 국민연금과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가진다면, 국내 주식에 약 13%를 할당하게 될 것이다. 기금이 200조가 있다면, 약 26조를 국내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보수적으로 봐서 13%다. 이재명 정부가 의무화를 추진하고 공단을 신설하기 때문에 국내 주식이 포트폴리오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도 본다.
국민연금급 거대한 수급 세력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특히,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매수 주체 등장이라는 점에서 시장 체질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개인이 DC형태로 전환해서 직접 운용한다고 하더라도, 원금보장성 상품을 사든, 위험자산을 사든 무언가를 사야 한다. 그 무언가에 코스피 200이 반드시 포함될 거라고 본다. 특히 이제까지 DB를 고수했던 사람이라면 해외주식보다는 국내주식에 좀 더 높은 비중을 가져가지 않을까?
위와 같은 3가지 이유로 국내 증시에 다시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다음 편에서 얼마나 투자할지, 어디에 투자할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언제 다시 빠져나올지 정리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