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빈살만 마음에 달렸다.
올해 4월 초 이후 미국 증시가 꾸준히 상승하여 현재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런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많은 투자자의 관심사이다.
먼저 이 상승세는 2가지 이유로 보고있다. ① 증시 발작을 이끈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보았다는 점, ②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미국 증시로 자금 유입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M2 통화량이 급격히 증가해 정점을 찍은 2022년 1월 수준으로 회귀하였다.
다시 말해서 미국과 중국이 일시적으로 화해하면서 관세에 대한 공포가 사라졌고, 시중에 풀리는 돈이 많아져서 빠르게 하락장을 이겨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하락장이 코로나 이후 있었던 유일한 하락장은 아니다. 21년 12월부터 23년 12월까지 약 2년 간 지속된 하락장을 촉발한 것은 다름 아닌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상승'이었다. 금리가 상승되면, 시중의 자금이 흡수되어 시장유동성이 크게 축소된다. 앞 선 M2 통화량 그래프에서도 22년, 23년까지 지속적으로 통화량이 우하향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위와 같이 2번의 하락장을 경험한 것으로 다음 상승장의 끝, 하락장의 시작은 아마도 M2 통화량이 감소하는 순간 시작되지 않을까 한다. M2 통화량이 감소시킬 수 있는 강력한 조건은 '금리 인상'이며, 금리를 인상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이유는 '물가 안정'이다.
정리하자면, 이번 상승장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일 것이다. 22년,23년 인플레이션마냥 치솟던 기준금리를 현재 중금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낮은 유가이다.
OPEC+는 23년 이후 꾸준히 미국 셰일오일 등 비 OPEC 국가의 생산 증가와 경쟁 심화 속에서 자산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기 위해 증산에 나서고 있다. 또, 최근 미국 정치적 압력과 무역 정책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그 원인이다.
하지만, 사우디는 국가 재정은 배럴당 91달러(2025년 기준)에 맞춰져 있어서 낮은 유가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나 늦어도 2026년 중반 정도로 보이며, 이후 재정 압박과 시장 변화로 유가 방어 및 상승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요약하면 OPEC+가 현재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하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진화화기 위해서 각국은 다시 기준금리의 방향을 올리는 쪽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이번 상승 사이클의 끝을 의미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고민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스스로 증시 고점을 분별하기 위해서 사용하였던 CAPE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CAPE 수치가 역사적 고점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증시가 쉬어 가더라도 하락장으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거짓말처럼 다시 여기서 하락장이 온다면 모르겠지만, 상승장이 이어지거나 하락장이 오지 않는다면 고점을 분별하기 위한 지표는 다시 찾아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