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9월에 남긴 글을 마지막으로 1년 이상을 주식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다. 이전까지는 좋은 기업을 장기투자하는 것이 제일인 줄 알았고, 만족할 만한 수익률이 나왔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락장이 시작됐고, 계속 이어졌다. 매월 글을 쓸 때마다 계좌는 열어봐야 하는데... 줄어드는 계좌를 보는 것이 상당히 고통스러웠다. 글을 쓰는 것도 덧없다 느껴질 때, 주식에 관한 모든 관심을 끊어버렸다.
저점에서 주워 담을 용기는 없으나, 최소한 여기서 팔았다고 나중에 후회하지는 말자
모두가 주식에서 관심을 끊기 시작하면 혹은 대부분의 투자자가 '더 이상 주식으로는 돈을 벌 수 없어'라고 생각할 때가 저점이라고 한다. 기가 막히게도 나는 그 법칙에 들어맞았다. 22년 9월을 기점으로 S&P 500 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현재 고점을 목전에 두고 있다.
1년 3개월 간 주식 시장이 회복했고, 보유 자산도 대부분을 회복했다.
지난 하락장에서 가장 후회되었던 것은 레버리지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스크 관리는 상승장에서 해야 한다.
정확히 언제가 증시의 고점인지 저점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단언컨대 없다. 다만, 여러 가지 지표를 통해서 '예측'을 한 뿐이다. 이 마저도 예측이기 때문에 분명 한계는 있다.
따라서 예측보다는 '대응'을 통해서 현재 시장이 고점인지, 저점인지를 판단하여 수익을 실현하거나, 과감한 매수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조금 더 바람직하다.
'대응'이란 것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상황을 판단할 지표가 필요하다. 나는 많은 지표 중에서 'Shiller PE ratio'를 활용하여 대응하기로 했다. 'Shiller PE ratio'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인 로보트 실러(Robert Shiller)가 주식 시장의 가치 평가를 위해 고안해 낸 지표로, 주가 수익비율(PER)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이 일시적으로 크게 변화하여 순간적으로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보정한 지표이다.
S&P500 CAPE = S&P500 실질 가격 / S&P500 실질 EPS의 과거 10년 평균
(S&P500 실질 가격 = S&P500 지수를 인플레이션 반영한 값)
(S&P500 실질 EPS = S&P500 지수의 직전 4분기 EPS를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값)
앞으로의 상승장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CAPE 지수에 따라 아래와 같이 대응하고자 한다.
21년의 예를 들어 계산하면, 20% 수익률을 14%로 낮추는 대신 자산의 75%는 정점에 도달할 때 빠져나올 수 있다. 이번엔 파티가 가장 재밌어지는 시기에 슬금슬금 출구 근처에서 즐기다 파티장에서 성공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