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철학에 대해서
보통 '철학'이라고 하면, 고대 그리스 시대의 소크라테스부터 시작하여 우주의 원리가 어떻고, 선(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쟁하는 쓸데없고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철학의 학문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우리 삶에서의 철학은 중요하다. 삶 속에서 철학은 '자기 자신의 경험 등에서 얻어진 기본적인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다. 개인에게 삶의 기준이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삶의 기준이 없다면, 행위는 무질서할 것이고 배움 또한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투자에 있어서도 철학은 매우 중요하다. 투자 초기에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시작한다면 정말 좋겠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확고한 철학이 없는 상태로 투자에 입문하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투자를 통해서 본인에게 맞는 투자법을 찾게 되고 나름의 철학이란 것이 생긴다. 앞서 말한 철학은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 기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철학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이라도 계속해서 변하게 되기 마련이다.
가치 평가의 아버지라 불리는 뉴욕대 경영 대학원의 애스워드 다모다란 교수는 투자 철학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시장의 작동원리와 투자자들의 실수를 바라보는 일관된 사고방식으로 정의되는 “투자철학”은 투자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 애스워드 다모다란
주식 시장 참여자는 완벽하게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예를 들면 높은 가치의 주식을 낮은 가격에 팔거나, 낮은 가치의 주식을 높은 가격에 사는 행위처럼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행동을 한 참여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즉, 주식 투자 수익은 다른 참여자의 실수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치 투자'의 투자 철학은 '기업의 주가는 기업이 지닌 가치에 수렴한다'가 될 수 있고, '계량 투자(퀀트)'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종목 선정, 투자 시기 등 투자 행동 시 오류가 발생한다.'가 될 것이다. 따라서 가치 투자자는 기업이 지닌 가치보다 낮은 주식을 매수하여 원래 가치가 될 때까지 보유할 것이고, 퀀트 투자자는 명확하게 수치화된 계량적 지표를 가지고 투자할 것이다. 이것이 투자 철학에서 파생된 투자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방식으로 주가 지수 수익률을 상회하는 초과수익을 왜 낼 수 있다고 판단했고, 어떤 투자 전략이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정리하기 쉽지 않았지만,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람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룰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고, 먼 장래에 이룰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레이 커츠 와일
테슬라 모터스는 위문장에 모두 적용이 되는 훌륭한 예일 수 있다. 과거 테슬라 모터스가 시중에 전기차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테슬라의 전기차는 시장에서 도태되고 곧 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먼 장래에 전기차가 거리를 다니는 장면을 상상한 몇몇 투자자는 과감하게 자금을 투입했고 막대한 수익을 냈다.
반대로 현재 테슬라는 다시 고평가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적지 않은 투자자가 곧 완전 자율 주행 기술이 완성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테슬라가 또다시 한번 퀀텀 점프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여 기술이 완성되면 좋겠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면, 다시 투자자들은 냉담한 시선으로 테슬라를 바라볼지도 모른다.
다시 그 지점에서 몇몇 투자자는 '테슬라 봇'이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투자의 기회로 삼아 먼 미래에 꽤나 큰 수익을 볼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다른 투자자들이 먼 미래의 일에 대해서 좀 더 사소하게 느끼고 놓치는 투자의 기회를 활용해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나의 투자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 번쯤은 나의 투자철학과 투자전략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