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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Mar 20. 2022

세계 참새의 날

축하의 꽃을...


3월 20일인 오늘은 세계 참새의 날이다.


"너무 흔해서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새가 참새랍니다. 참새는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도시든 시골이든 가리지 않으며 1년 내내 우리 땅에서 함께 사는 텃새고요. 몸집도 작은 데다 화려하지 않은 생김새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새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쓰고 보니 참새의 매력이 그다지 없는 듯합니다. 그런데 오래 봐야 예쁘다고 어느 시인이 노래했던가요. 자꾸 볼수록 까맣고 반짝이는 눈이 사랑스러운 새가 참새입니다."


달력으로 배우는 지구환경 수업/블랙피쉬'p.27 중에서

*하루 중 5/6가 지나고야 참새의 날이란 걸 알다니

달력에 붙여놔도 기억하는 일은 이리 어려운 일인가보다..^^;;;


버드피더에 고구마 삻은 걸 내놨는데

안 먹는다.

모이대 위에 있는 고구마는 껍질만 남았다.

멧비둘기가 자주 오니 그녀석이 먹은 건지..

무튼 참새는 뭔가 새로운 게 있으면 일단 의심한다.

알수록 영리한 새가 참새다.


오늘은 참새의 날이기도 해서

모이대에 잡곡을 듬뿍 내놨다.

고구마가 선물인데

전에는 고 작은 부리로 잘 쪼아 먹었던 것 같아서 내놨더니만

오늘은 간만에 본 거라 또 거리를 두나 싶다.


흔해서 늘 많다고 생각하는 참새도

도시의 소음으로

서식지 감소로 수가 감소한다고 한다.


우리 모이대에 찾아오는 참새 가운데 한 마리를 잊을 수가 없다.

모이를 주려 창을 열면 모든 참새들은 다 휘리릭 날아가버린다.

아파트 저 아래에 있는 은행나무에 앉아서 위를 쳐다보며 창이 도루 닫힐 때를 기다리면서

그런데 딱 한 마리 참새는 용감하게 버드 피더 하나를 채우고 다른 걸 채울라치면

모이를 방금 채운 그 피더에 와서 앉는다.

그리고는 계속 나를 주시하며 모이를 먹는다.

늘 그랬다.

그 기개가 너무 멋졌다.

왔니? 잘 잤어? 안 추웠어?

이렇게 일방적인 인사를 나누며 정이 들었다.

일방적인 정이라 해도 좋다.

어쩌다 안 보이는 날이면 괜한 근심이 생긴다.

무슨 일일까..

그러다 담날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아마도 재작년의 일인 듯 싶다.

그러다 어느날부터 안 보이더니

이내 못 만났다....

그 뒤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콩쥐는 어디 딴 곳에 더 맛난 게 생겨서 간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라 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잊엇다가 오늘 참새의 날이 되니 그 녀석이 생각났다.

참새 무리는 다 비슷해서 구분을 할 수가 없다.

다만 그 한 녀석

가끔 꼬리깃이 아주 짧은 녀석이 또 한 동안 온 적이 있었다.

겨우 그렇게 구분을 아주 조금 할 따름이다.


천수를 누리다 가길, 모든 생명들도 나의 일부이니 그러길 진심으로 바랄 뿐


작년 11월 마산에 있는 어느 중학교에 강의를 다녀오는 길에

기차 안에서 그린 참새

참새를 처음부터 좋아했던 건 아니다.

모이대에 근사하고 좀 귀하고 좀 멋진 새들이 찾아오길 바랐다.

박새가 다녀간 적도 있었지만

참새들 등쌀에 결국 발걸음을 끊었다.

그런데 참새를 관찰하면 할수록 정말 놀랍고 신기한 일들이 많다.

한창 둥지를 지을 시기엔

우리 집 모이대 작은 새집에다 둥지 재료도 갖다 둔다.

창고로 쓰는 건지

그곳에 둥지를 지으려고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다 또 그걸 치워버리니까..


새끼새가 어느 정도 자라면 데리고 우리집 모이대에 찾아온다.

이 이야길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에 일부 쓰기도 했다.


참새, 알수록 귀하고 어여쁜 새다.

많은 이들이 참새의 눈을 쳐다보길 권한다.

반짝이는 까만 눈망울,

저렇게 작은 생명도 살아 숨쉬고 있구나...생명의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그 눈을 들여다보다 보면

말이 통할 것만 같다.

굳이 그게 인간의 언어일 필요는 없다 생각한다.


이심전심, 염화미소... 지구가 더이상 나빠지지 않고

모두가 평화로이 살 수 있는 곳이길

함께 바랄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이미 그걸 바라고 있는 걸 수도 있겠다.


2022.3.20 세계 참새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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