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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Mar 23. 2022

제비를 기다리며


두루미들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꾸준히 들린다.

오늘은 한 흑두루미가 관절에 커다란 혹을 달고 있는 사진을 봤다.

얼마나 아플까...

새들은 고통을 어떻게 표현할까?

어떻게 그 고통을 감내할까..를 생각했다.

무리 속에서 따돌림당하는 것 같진 않았다.

무리로 생활하는 동물들은 따돌림이 없는 것 같다는 얘길 들었다.

협력을 해야 무리가 생존하는데 이익이 더 많기 때문일 거라 생각하면서도

관절에 혹을 달고 있다면 눈에 띌 텐데

괜찮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는 바가 없으니 모든 게 짐작일 따름이다.


무사히 북쪽으로 가서 잘 지내다

운좋게 자연 치유도 되어서

초겨울에 다시 만날 수 있길 빌었다.

애틋했다...


이제 기러기며 두루미들이 떠난 자리에 여름철새들이 속속 자리를 채울 것이다.

제비 몇 마리가 남녘에서 보인다는 소식을 들은 지 좀 되는데

이후로 더 소식은 없다.

그토록 이르게 온 제비들은 어떻게 지낼지..

나무에 물이 오르고

여린 잎 돋기 시작할 4월의 어느 날

물찬 제비를 보게 될 그 날이 벌써 기다려진다.

작년에 태어난 새끼들도 어미따라 잘 올걸 믿는다.

둥지를 수선하고

새로운 둥지를 짓고

짝짓기를 마치고

알을 낳고

포란을 하고

그리고는 새끼들을 열심히 키우겠지..


둥지가 좁을만큼 쓱 자란 새끼들은

어느 날 둥지를 훌쩍 떠날 테지

여기까지만 생각해야겠다.

여름 끝자락에 제비들이 길 떠날 채비를 하던 모습은

한참 뒤에 생각하기로


어서들 오려무나, 제비들아.

먼먼 거리 지치도록 힘들게 오더라도

너희가 편히 여름을 지낼 수 있기를

그 어느 곳이어도!


202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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