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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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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원형 Apr 25. 2022

부엔 비비르


어제 운동하러 나갔다가 주운 메타세콰이어 구과를 그려봤다

다섯 개를 주웠지만

다 그리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걸릴 것 같아 세 개로!


날개 달린 씨앗이 들어있었을 것이라 추측만 할 따름이다

늘 이런 상태로만 봤기에

소나무나 잣나무의 씨앗을 상상해본다

열매는 오직 씨앗이 목적이고

자손번창이 지상 최대 과제

생명 가진 모든 것은 그렇게 진화해왔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것은

자칭 가장 고등하다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만은 예외라는 거

자손이 번창하려면 지속가능하게 지구에서 살 수 있어야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지구 환경을 망가뜨려놓으며 살고 있는지

지구 전체를 전방위적으로 오염시켜놓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비롯

기후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온실가스며

그러니 지구 자원을 박박 긁어 다 꺼내쓰고

지구를 변기취급하며 온갖 쓰레기를  다 내다버린다

지구라는 거대 시스템을 인지할 수 없기에

얼마만큼 꺼내썼는지

얼마나 많이 내다버리며 생명의 어머니인 대지를 더럽히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런데 정말 모를까?

욕망이란 선글라스를 끼고 는 개개인과

탐욕이라는 선글라스를 겹겹이 쓴 자본가들이 외면한 건 아닐까?

설령 알지 못한대도

이런 삶의 방식이 끝이 있을 거라는 짐작조차 못할까?

이건 상식 아닌가!


올해는 로마클럽이 성장의 한계, 보고서를 낸 지 반 백년이 되는 해다

2차 대전 이후 경제는 그야말로 활황이었다

당연한  폐허 더미에서 새롭게 짓고 만드는데

성장률이 얼마나 높았을까

그렇게 25년 지내고 나서 경제 성장이라는 게 언제까지 가능할지 궁금했고

MIT 시스템 공학자들에게 부탁해서 만든 보고서가 성장의 한계다

성장이 언제고 가능할 수 없다는 걸

지금 생각하면 고물 중 상 고물일 당시 컴퓨터로 예측을 했고

그때 예측은 지금 다시 점검해도 거의 정확히 맞아가고 있다


그러니 상식적이라는 거다, 무한성장이 불가하다는 것은.


우리는 우리의 자식 세대(정확히는 내가 노년을 보낼 그 시대부터)가 누릴 행복을 미리 댕겨서 다 써버렸고

대신 엉망진창으로 그리고 아주 불행하게 망가뜨리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그 자각이 빠를수록 우리에겐 조금이라도 희망이 싹 틀 텐데...


성장의 한계를 반전시킬 지혜가

우리의 오래된 미래 안에 이미 있다

단순소박한 삶

부엔 비비르, 좋은 삶

너도 좋고 나도 좋고

그래서 너와 내가 함께 좋은 삶

그게 무엇일까 고민하는 바로 거기에

우리는 이미 답을  있다



202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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