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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달샘 wisefullmoon Aug 04. 2021

면접 중에 울음이 #02편

면접 시크릿

(면접 중에 울음이 #01편에 이어서)


울음을 터트리자 두 면접관은 당황해하며 어리둥절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떨어졌다는 생각에 눈물이 분수처럼 쏟아졌다.


실무 담당자가 티슈를 가져다주며, 이제 좀 진정이 되느냐고 하며 놀람과 걱정 어린 말투로 물었다.


실무담당 면접관: "이제 좀 진정이 되셨나요? 왜 우셨는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혹시 어디가 아프시거나 불편하신가요?"


나: (여전히 울먹이는 목소리로, 티슈로 눈을 꾹꾹 누르며)

"저..., 저 정말 이곳에서 일하고 싶어요. 그래서 눈물이 났어요. 정말 이곳에 다니고 싶어요."


이 말을 끝내자마자 또 울음이 쏟아졌다. 나는 또다시  울면서 면접관 질문에 앞뒤 다 잘라먹은, 핀트도 안 맞는 대답을 한 것이다.(왜 우느냐는 질문에,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니...). 면접관들은 다시 당황한 얼굴로 잠시 멈칫하더니 둘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더니 알겠다고 하며, 오늘 수고했다고 조심히 가라고 했다. 누가 봐도 다 큰 울보 찌질이의 면접은 엉망이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전화벨이 울렸다. 순간 나는 숨이 멈춰졌고, 긴장으로 인해 귀의 압력이 이상해진 것인지, 갑자기 고막이 꽉 막힌 느낌이 들었다. 귓속이 먹먹해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Sadness

나: "여... 여보세요."


실무 면접관: "정아영 님 맞으시죠? 여기 ABC회사인데요, 면접 결과 전달드리려고 전화드렸어요.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음... 그러니까..., 면접 결과는...."(뜸을 드리며 말을 이어 갔다.)

"사실 저희도 결정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죄송하지만..., 다음 주부터 바로 출근하실 수 있으신가요?"


나: (꺅~! 속으로 소리를 질러댔다.) "네? 네? 정말요?! 추... 출근이요? 정말 인가요?"

나는 점점 목소리가 커지면서 재차 물었다.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나는 내일이라도 당장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하며 계속 감사하다고 말했다. 두 손으로 아주 공손히 전화를 부여잡고 허공에 대고 90도로 인사를 했다. 마치 앞에 그분이 서있는 양.


기뻐하는 나의 목소리가 전해졌는지, 그 실무 면접관은 나에게 정말 축한다고 하며, 2명 중 왜 나를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올라온 경쟁상대는 나보다도 훨씬 좋은 대학, 높은 영어 점수, 유학파로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뛰어났고, AICPA(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 소지자였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뽑힌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간절함이 보였고, 성실함과 책임감은 물론, 사람이 정말 진실되고, 보기 드물게 순수해 보여서였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나보다 뛰어난 스펙의 경쟁 자을 이길 수 있던 비밀 병기였던 것이다. 명심하자! 스펙이 다가 아니다!


나는 이 일을 통해서, 면접이라는 것이 스펙 싸움이기도 하지만 그 위에 면접 당시 전달되는 감정, 공감이 그 당락을 결정할 수 있음을 배웠다. 그래서 나는 이 이후로 면접을 볼 때마다 면접관의 표정, 몸짓 등 그 반응을 바탕으로 감정상태 등을 살핀 후, 감동을 전하는 면접 전략을 썼다.


스펙? 낮다고 미리부터 기죽거나 포기하지 말자.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면접관들도 모두 사람이고 감정의 동물이기에 감동을 주는 답을 할 경우 독보적인 점 수 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여기에 추가로 유머를 더 할 때도 있다. 유머 전략을 쓴 면접 스토리도 면접 노하우 시리즈에서 따로 전달할 예정이다.


입사 후, 한 달이 지났을 즈음에 들은 이야기인데, 마지막까지 나와 경쟁했던 후보자가 계속 회사로 전화를 해서 자기가 떨어진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 이유를 물으며, 굉장히 불편하게 항의까지 했다고 한다. 인수인계를 담당했던 실무 면접관이 밥을 먹으며 그 뒷 이야기를 해주며 이런 말을 덧붙였다.


"그때, 그 사람 안 뽑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이 회사에서 근무 한지 약 2년 6개월이 지난 후, 나는 더 큰 규모의 외국계 회사 3년 차 회계 팀원을 뽑는 포지션에 지원했고 그 면접장에서,

나의 '간절함'을

나의 '진솔함'을

나의 '성실함'을

나의 '순수함'을 무기로  full 장착했다.(참고로 성실함과 책임감은 언제나 기본이다.)


위 항목에 면접관을 감동시키는 '울림의 말 한마디'로 최종 합격을 다져야 한다. '감동전략'은 면접관이 누구인지, 어떤 성향이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 전략 팁은 추후 면접 노하우 시리즈를 통해 자세히 나눌 것이다.


어줍지 않은 꾸밈이나 거짓 보다, 나를 낮추고 바닥으로 끓어 내려도 진실한 사람이 결국은 주니어 단계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는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단 한 명이라도 내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나의  역사 '면접장에서 운 사연'을 나눔 한다.


우리는 잘~되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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