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달샘 wisefullmoon Aug 08. 2021

구조조정 대상 1위, 외국인인 나 존버#01

해외취업 미국 직장생활 존버 스토리 #01

2011년 미국에서 회계학 석사과정 졸업 전에 갖은 노력 끝에 미국 현지 소프트 회사에 입사를 했다. 1년이 지나고 몇 개월이 지났을 즈음 인원감축을 시행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사실 한국에서도 그렇고 미국에서도 그렇고 나는 나 스스로 일을 잘한다고 생각했기에 인원 감축이든 구조 조정이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항상 여겨왔었다.

25% 정도의 인원을 감축한다고 말이 흘러나왔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인원을 감축하는 것에 조금은 놀랐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나와는 무관한 일로 여기고 그저 누군가가 잘리는구나... 막연히 그 사람이 참 안됐다..라는 생각을 하며 매일매일을 그저 열심히 내 할 일을 하며 지냈다.

소문을 뒤로한 채 그저 열심히 주어진 일을 하며 지내고 있던 어느 날 아마도 미국 연휴 시즌이었던 것 같다. 휴일을 잘 보내고 출근한 다음날 아침 나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같은 부서의 팀원들 사무실(미국에서는 모든 직원이 개인 사무실이 있었다.)을 거쳐오며 아침인사를 했다. 그런데, 같은 부서의 OPEX(판관비), Fixed asset(고정자산) 및 기타 영업사원들 비용 리뷰 등을 담당했던 accountant가 아침부터 " I am so mad!, I'm pissed off!!!"라고 말하며 얼굴을 붉히며 나를 붙잡으면서

"Listen!" bla bla bla~~~~" 하며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출처:구글이미지

연휴 전날 저녁에 해고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정말 어이가 없고 자기가 왜 잘려야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하며,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 어디 "ㅇ ㅕ ㅅ "이나 먹어봐라. 인수인계고 뭐고 없다! 등 F자가 들어가는 말은 물론 여러 욕을 내뱉으며 화를 냈다(그 욕들 좀 받아 적어 둘걸 하는 아쉬움이..^^).

그러고 난 후, 나에게..

그녀: " 너는? 너도 메일 받았지? "

이라고 물으며 나도 당연히 해고 통지를 받았다고 생각하며 함께 화를 내고 공감을 기대하는 눈빛을 보내왔다.

헌데 나는 그런 이메일을 받지 않았기에..

: 나는 이메일을 받지 않았어.

라고 말을 하니, 그녀의 첫마디는 "what!" 말이 안 된다고 주저리주저리 말을 하며, 더욱더 화가 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아마 너도 곧 받을 거야!".라고 말을 마치며, 3일 후 당장 사무실을 비워야 한다고 말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시차가 있게 메일 통보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옆방, 앞방, 뒷방... 여러 사람들이 사무실을 비우기 시작했다.

출처: 구글이미지

사실 여전히 미흡? 하긴 하지만 한국은 근로기준법이나, 노동법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고 있기에 함부로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에서 법인들은 그냥 하루아침에 "나가주세요"라고 말을 해도 문제가 없고, 해고를 당하는 사람들도 그저 그 결과에 수긍할 뿐이다(물론 화는 나겠지만..). 회사에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아도 회사가 자르면 그냥 나가는 게 내가 본 미국의 직장인들의 삶이다.


빈 사무실이 숫자가 늘어나고 있었지만 여전히 나는 해고 메일을 받지 않고 있었다.

사무실이 비워질 때마다, 아침에 인사하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조금씩 두려움이 밀려왔다.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여기에서 잘리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건가? 외국인인 나로서는 이 회사의 스폰 없이는 미국에서 지내기도 어렵고, 당장의 생활비도 마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시 남편도 어학과정을 마친 후 막 나와 같은 대학원에 입학하였기에 학비도 큰 문제였다.

쓰나미가 밀려나간 후 잔잔한 바다처럼 회사는 조금씩 조용해졌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해고당한 팀원의 일의 80%가 나에게 맡겨진 것 빼놓곤 말이다. 당시 유일한 외국인인 내가, 영어도 자유롭지 않던 내가 맡고 있던 업무량은 적지 않은 양이었는데, 거기에 한 명분의 일이 더 주어진 것이어서 나는 일을 하다가도 너무 억울하고 분통해서 다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몇 번 있었다.

"이것들이 내가 외국인이라고 나한테 일을 다 몰아주는구나.."

"외국인 노동자라고 무시하는구나.."

"정말 부당한 대우를 받고 내가 이렇게 여기에 있어야 되는 건가?"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밀러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추가된 업무 때문에 거의 매 순간 예민하고 화가 나있던 나를 인사부 매니저가 조용히 불렀다.(회사 사람들이면 누구나 다 인지 했을 것이다. 누가 봐도 많은 업무 가 나에게 몰려있었고 업무 분장이 부당했기에..)

내가 힘든 것을 알았는지, 해줄 이야기가 있다며, 분위기를 조금은 무겁게 잡아나갔다.

그녀가 나를 지긋이 져다 보면 한 첫마디는....

" You were on the list"...

출처:구글이미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숨을 잠시 멈췄던 것 같다.

"뭐지?!, 나도 해고 대상자였다고..?"

To be continue...(#2부에 이어서~)


매거진의 이전글 입사와 동시에 퇴사를 준비해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