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시내를 여행하는 다양한 방법
삿포로역에 도착한 우리는 우선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결정했습니다. 역에는 별다방이 있습니다.
-오빠 나는 사실 별다방에 가고 싶었는데 갑자기 가기 싫어졌어. 새로운 빵집에서 달달한 빵을 먹고 싶어.
-그런 곳이 어딘데?
-저기
손가락이 향한 곳은 'PAUL'이라는 빵집입니다.
디저트의 천국에 온 디저트하마. 모든 빵을 한 번씩 먹어보고 싶었지만 생민스러운 남편 때문에 그러지 못했습니다. 빵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어디를 갈지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삿포로 시내는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제외하면 대부분 이 지도 안에서 어지간한 관광지가 모여 있습니다.
-오빠 삿포로 역에 내려 오도리공원까지 가서 공원에서 산책하자. 그리고 삿포로 역 옆의 JR타워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기 때문에 점심은 여기서 먹고
-좋아. 근데 나는 여기에 트램 같은 탈 것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 그래?
삿포로에는 노면전차가 있습니다. (나도 몰랐던 걸 어떻게 안거지..) 도로 한복판에 있는 전차입니다. 노면전차는 '스스키노'에서부터 순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오도리 공원에서 한적하게 바람을 맞이한 후 스스키노에서 노면전차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삿포로역에서 오도리역까지는 매우 가깝습니다. 역 하나만 가면 되는데 걷기에는 애매한 거리입니다. 약 20~3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우리는 200엔을 주고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오도리 역에서 내려 걸어올라가니 지도에서 본 오도리 공원이 나왔습니다.
오도리 역에 나오면 바로 가장 먼저 TV타워가 눈에 들어옵니다. 삿포로는 대부분 겨울에 제맛이라고 하죠.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영화 '러브레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까 언급한 노면전차도 눈 속에 파묻힌 모습을 보면 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과감하게 '가을의 삿포로'를 추천합니다. 우리는 4박5일 내내 가을의 삿포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 색을 한국어로 설명할 수 있는지. 혹은 일본사람들은 이 색감을 어찌 설명하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공원에 들어서는 길목에 자리잡았습니다.
삿포로의 가을 나무는 한 나무가 녹색, 연두색, 노란색, 붉으스름한 색을 모두 담고 있기도 했습니다. 점점 빠알간 색으로 변해가는 과정이죠. 아침에는 9도로 추워서 스카프를 칭칭 감고 있었지만 점심이 다가올수록 다소 더워졌습니다.
그때였습니다.
-헉! 오빠 저기 봐봐 사람이 떨어지고 있어.
-응?
-헉.. 저기서 번지점프를 하고 있어.. .
저 TV타워 허리(아니면 허벅지 정도?) 부분에 파란색 장소에서 사람들이 번지점프를 하는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기가 없는지 아주 드문드문 사람들이 '꺅' 하고 떨어졌고 구경하는 사람들은 하나도 두렵지 않은 목소리로 '왁!'하고 답변했습니다.
번지점프나 패러글라이딩 같은 고공 레포츠를 싫어하는 남편을 놀리기 위해 굳이
-우리 한 번 해볼까
하고 물어봤지만 남편은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보기만 해도 '노잼'이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