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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se Jan 15. 2021

그 남자와 그 여자의 빠담빠담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 소리' (2011)

노희경 작가님의 세계관을 좋아한다.


그들의 사는 세상, 괜찮아 사랑이야, 디어 마이 프렌즈, 라이브

모두 익숙하지만 익숙지 않고, 평범하지만 비범했던 세상과 이야기였다.


그런 의미에서 빠담빠담 역시 나에게는 새로운 생각을 하게끔 하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방영되었던 10여 년 전에는 본방송으로 보지 못했다.

종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생소하기도 했고, 그 당시에 그리 가볍지 않은 소재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기에도 나는 아주 어렸던 것 같다.

그렇게 그 작품을 잊었다, 가끔 생각이 나고 그랬다.


그리고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자연스레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게 되었다.

보고 싶은 작품에 이것저것을 추가하며 하나씩 하나씩 보며 지내는 삶이 익숙해질 무렵.

노희경 작가, 정우성, 한지민 배우 모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 소리'가 계속 눈에 밟혔다.

"언젠간 봐야지! 꼭 봐야지! 그런데... 20부작이나 되다니... 언제 다 보지?" 하는 이러저러한 마음으로 쉽게 재생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그러다, 2020년을 마무리하는 12월의 마지막 어느 날에,

평소처럼 잠이 오지 않았던 깊었던 밤에,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다.

빠담빠담을 재생하고 그날 밤을 꼴딱 새워 7편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다.

그렇게 2020년과 2021년의 경계선에서 10년 전의 빠담빠담은 이야기하고, 나는 그것을 들었다.


다음_빠담빠담_공식 스틸컷


어쩌면 신파적인 요소가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교도소에서 오랜 시간 복역을 했던 강칠(정우성)은 출소 후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다.

그는 홀어머니, 아들을 부양해야 했고, 그리고 암에 걸리기까지 한다.

그렇게 세상에 상처 받고 다양한 아픔을 가진 강칠이, 또 다른 아픔과 시련을 겪으며 사는 지나(한지민)를 사랑하게 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에 기쁘기도, 아프기도 한다.

또한 억울한 살인 누명으로 어릴 때부터 오랜 시간 교도소에서 생활한 그는 출소한 이후에도 세상에 다양한 편견들로부터 질타받고, 그것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체념하는 부분들이 생겨남에 화가 나기도 받아들이기도 하며 세상을 배워나간다.


어쩌면 이미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뤘다면 다룬 이야기들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정우성 배우의 눈빛과 다양한 감정 연기에서 신파라고 생각했던 그런 것들은 이미 새로워지기로 작정을 한 것 같았다.

그리고 노희경 작가가 항상 말했듯, 다양한 아픔을 가진 인물들은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세상의 짐을 조금씩 나눈다.


그렇게 10년 전의 빠담빠담의 그 남자와 그 여자는 10년 후, 지금 우리의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각자의 삶의 무게 속에서 어렵고 힘든 현실을 받아들이며,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는 요즘의 우리와 꼭!!

그래서 이 세상의 수많은 양강칠과, 정지나를 계속 계속 응원하고 싶어 지는 요즘이다.


다음_빠담빠담_공식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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