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조각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ise Jul 25. 2024

퇴사 생각이 매일매일 간절해지는 요즘

회사에 입사한 지 3년 차.

퇴사 생각이 매일매일 간절해지는 요즘이다.


3년 차에 한 번씩은 퇴사 생각을 품게 되는 것 같다.


아. 모르겠다.


이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 나는 솔직히 이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었다.

전공이 중요한 전문직 분야였음에도,  

전공보다 중요한 건 성실하게 잘 적응하여 업무를 꾸준히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고.

상사가 나를 뽑은 이유를 얘기해 준 적이 있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들어와서 하나하나씩 배워온 케이스였다.


처음 3개월은 매일같이 그만두고 싶었다.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심지어 내가 어떤 걸 모르는지조차도 모르는 상태의 연속이었다.

당연했다.

전공자도 처음 들어와 실무를 하면 어렵다고 생각하는걸.

전공도 아닌 일자무식인 내가 이 업무들을 한다는 것은 사실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고...

그래서 원래도 걱정이 많은 스타일인데 여러모로 많은 부담을 느꼈었다.

그래서 수습 3개월만 채우고 그만두겠다고 매일매일 속으로 다짐했던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3개월을 딱 참자.

그게 또 조금 업무가 파악이 되었다고 조금 더 해보고 싶었고,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3개월 6개월 시간은 흐르고 흘러.

벌써 내가 3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여러 가지 사건사고??? 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고 어느 정도 적응도 되었고....

그런 안정된 시간을 보내는 요즘이었다.


이런 내가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아이러니하게도 ‘퇴사’

아무런 대책도 없으면서 그렇게 퇴사 생각을 한다.


내가 직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나란 사람은.

그냥 주어진 일을 묵묵하게 해내며 시간을 보내는 것에 만족을 느끼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생각보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일적으로 성과나 성장이 나에게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이곳의 업무 특성상.

그냥 오늘 하는 일과 내일 하는 일, 1년 후에 하는 일과 3년 후에 하는 일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매일이 새로운 일은 아니어도... 적어도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조금씩의 변화, 변주, 발전은 있어야 나도 일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한 환경이 나를 답답하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내가 진짜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계속 이곳에 있으면 미래의 내가 그리 발전된 인간이 되어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다.

1년 후, 2년 후의 나도 오늘 하고 있는 일을 그대로 하고 있을 것 같은 그 막연함이

오늘의 내가 너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꼭 이런 나의 일적인 성향 때문에 퇴사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은 속물??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가장 현실적으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퇴사 생각을 더욱 굳게 한다.


입사 2년 차에 갑작스러운 사수의 퇴사로 내가 그 사수의 업무를 대신 받게 되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그 사수의 업무를 이어받게 되면서 많은 것들을 새롭게 배워 시작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여러 가지 회사 사정상.

원래 내가 하고 있던 업무를 진행할 사람을 계속 뽑지 못하게 되면서...

나는 내 본래의 업무와 함께 사수의 업무의 일정 부분까지 수행하게 되었다.


일은 가중되었지만 직급이나 연봉 인상 등의 변화는 없었다.

처음에는 회사도 나도 갑작스럽게 생긴 변화였기에 회사에 시간을 주자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사람 뽑을 때까지 조금만 참자는 생각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왜 회사의 사정을 봐줘야 했나 싶다....

그렇게 또 1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적절한 처우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은 지속적으로 나를 우울하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여러 가지 상황들로 퇴사를 품으면서도 쉽게 퇴사를 할 수 없는 건.

퇴사 후, 뒷일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사실 이 회사를 들어오기 전,

누구나가 그러는 것처럼 나 역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렇게 들어온 회사였기에.

아무 대책 없이 당장 회사를 나가 백수??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두려운 일이다.


또한,

요새 한동안 들어가 보지 않았던 구직 사이트를 다시 들어가 보곤 하는데....

직업을 구하기 위해 매일같이 구인구직을 보고, 이력서를 쓰고, 이력서에 맞는 스펙을 쌓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자격증을 따고, 면접을 보러 다녔던 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하.....

그 피곤한 과정들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것이 매우 괴롭게 느껴졌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일자리들이 있는데 어떻게 그중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없지????라는 생각이 나를 참 작아지게 한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고민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적절하지 못한 보상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어도 현실적인 문제들로 회사를 계속 다닐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고 다시 새롭게 도전을 해야 할지.

결정을 해야 한다. 아니 결정하고 싶다!!!!


둘 다 아직은 너무 무섭다.

그래서 선뜻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계속 머리가 아프고 복잡하고.

그래서.... 그런지 감기가 쉽게 낫지를 않는다.

내가 이렇게 복잡한 생각들로 매일매일을 보내니...

몸도 계속 회복이 되지 않고.... 골골대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 벗어나고 싶다.

이 모든 상황들 속에서.

그래서 산뜻해진 나날이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



#일상 #생각 #퇴사 #직장인 #꿈



매거진의 이전글 96번째 글로 2023년을 마무리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