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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se Jun 15. 2021

진정한 '법'이 무엇인지알고 싶다면

[드라마] '로스쿨' (2021)

#법정 드라마의 끝을 보았다.


쉬는 시간이 끝났고 모의법정을 재개하기 위해 서병주(안내상) 교수를 모시러 간 학생이 발생한 건, 

그가 싸늘히 죽어있는 현장이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양종훈 교수(김명민)가 긴급 체포된다.

양종훈 교수는 자신이 범인이 아님을 밝히려 하고, 그 과정에서 로스쿨 학생들 또한 용의 선상에 오르게 된다.

양종훈 교수가 자신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 속에서 로스쿨 학생들의 갖가지 사연들도 복합적으로 전개된다.


앞서 말했듯 이 드라마는 서병주 교수 살인사건의 큰 주제 아래에 

데이트 폭력, 시험지 해킹, 논물 표절, 피의사실 공표로 인한 억울한 죽음 등 다양한 사건들을 다룬다.

그러면서 철저히 '법'으로만 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를 만들었다.

그 어떠한 사심도 없이 법으로써만, 증거로써만 심판받고 재단되는 사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여타의 다른 법정 드라마도 '증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항상 보여줘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것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신경 쓰려하는 장면들이 여럿 보인다.

그래서 뭔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기도 하다.

가장 기본이어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던 것들을 김명민이라는 배우의 정확한 딕션으로 콕콕 집어냄으로써, 기본을 그냥 넘겼다는 불편함과 동시에 기본이 바로서야 한다는 당연한 것을 새기게 되는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양종훈 교수의 최후 진술을 보면 이 드라마의 진심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 드라마가 법정 드라마의 종착역인지 알 수 있게 된다. 


"형법 교수인 저는 학생들에게 법이 정의롭다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법을 정의롭게 하는 것은 무죄추정 주의, 증거 재판주의에 입각한 법관의 공정한 저울 질 뿐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 법을 다루는 법관의 판결에 의해 정의가 완성됩니다. 
예비 법조인들에게 공정한 저울질에 의한 정의로운 판결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양종훈 대사 中-


드라마_로스쿨_공식 스틸컷


#양종훈을 빼곤 어떠한 것도 논할 수 없다.


양종훈 교수의 형법 첫 수업. 

그가 강의실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학생은 물론이고, 나도 숨을 죽였다.

'양크라테스'라고 불리는 그는 학생을 지목하여 계속적인 문답을 통한 형법 수업을 진행한다.

그런 그의 수업방식에 많은 학생들은 넉다운이 되기 일수였다.


그 첫 타자가 강솔A(류혜영)다.

법률가들을 양성해내는 유일한 통로가 된 로스쿨에,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 대학인 한국대 로스쿨에 차상위계층으로 기적처럼 합격한 그녀다.

하지만 겁 없이 입학한 그곳에서의 삶은 녹녹지 않다. 

다양한 스펙, 경험, 학력 등을 겸비한 날고 기는 학생들 사이에서, 뭐 하나 특출 난 것 없는 그녀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오로지 잠을 자지 않고 공부하기 위해 손등을 연필로 찌르면서 버티는 것 뿐이였다.

그런 그녀에게 '양크라테스'의 수업은 매우 큰 시련이었다.

형법 첫 수업에서 양종훈 교수가 콕 집은 게 그녀였고, 

계속적인 양종훈 교수의 폭풍 질문에 그녀는 압박감, 잘 모르겠음..., 당황 기타 등등의 다양한 감정과 상황들이 접목되자 결국 구토를 하며 강의실을 뛰쳐나간다.


나는 사실 1회의 이 씬이 이 드라마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이 에피소드만 봐도 양종훈 교수는 정의롭고, 정확하며, 분명하고, 사심 없는 사람이었다.

타협이라고는 없는 그가 사람의 죄를 심판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며 죄의 경중을 저울질하는 형법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의미는 충분했고, 사법의 정의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양종훈은 말한다.

"법은 불완전한 정의다. 법을 가르치는 순간 그 법은 완전해야 한다. 법을 배우는 순간 그 법은 정의여야 한다. 정의롭지 않은 법은 가장 잔인한 폭력이니까."


이러한 신념을 가진 그가 미래를 이끌 법조인들을 길러내는 형법 교수라 참 다행이었던 나날이었다.

또 그에게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나라를 이끌 예비 법조인이라는 사실에 안심하던 순간들이었다.


드라마_로스쿨_공식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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