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가 정성스레 사진을 많이 찍어준 덕에 나는 어릴 시절 사진이 많은 편이다.
책장 깊숙한 곳에 있는 가지런히 정렬된 앨범에 사진이 빼곡히 정리된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그것을 직접 꺼내 볼 경우보단
서랍, 선반 이런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진들을 보게 될 확률이 더 높다.
그리고 얼마 전 서랍 속에서 발견한 한 사진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뭔가 세상 물정 모르고, 때 묻지 않은 모습에, 개구진 표정!
더 이상은 나에게선 나올 수 없는 모습과 표정, 포즈.
딱 아이 같은 순수한 모습이라 그런지 한눈에 반했다.
(꼭 내가 아니어도 그런 애기 사진이면 다 귀여웠을 거다;;;)
사진 속 저 날의 의상도 괜스레 좋다.
연분홍색 긴팔티에 그레이 베스트.
거기다 바지는 빽빠지에, 하늘색 운동화.
엄마가 깔끔하게 입혀준 저 날의 옷과
그때의 사진 한장으로 그날이 어슴프레 떠올를 듯한 기분에,
뭔가 눈물 나게 기분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