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스페인을 만나는 시간
스페인하면 바르셀로나, 마드리드가 전부라는, 그런 섭섭한 소리는 이제 그만. 사랑스러운 스페인 소도시가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잘 모르지만 스페인 사람들이 사랑하는 스페인 소도시들을 살펴보자.
안달루시아의 작은 마을, 프리힐리아나 (Frigiliana)
광고에 나올 것만 같은 상큼 상큼한 이 도시는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프리힐리아나. 도시의 모든 벽이 하얀색으로 칠해져있는데, 그래서 스페인의 산토리니라고 불리기도 한다.
프리힐리아나는 '유럽의 발코니'라고 불리는 스페인 남부 네르하와 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네르하에서 지중해의 푸른 아름다움을 눈에 담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하얀색 벽들의 향연을 즐기면 천국이 따로 없다고 느낄 정도.
당신을 위한 도시, 산티아고 데 꼼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
매년 수천 명의 순례자가 찾는 도시, 유럽인들이 사랑하는 순례길이 한 곳으로 모이는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9세기 초, 가장 서쪽에 위치한 교구에서 사도 야고보의 무덤을 발견했다. 그 사실은 유럽 전체로 퍼졌고, 10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순례자들이 이 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순례자들의 정신적 안정과 육체적 휴식을 위한 시설들이 순례길을 따라 형성되었는데, 그 도착점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의 유적지들에서는 로마네스크에서 바로크 시대 이후까지의 예술과 건축을 잘 옅볼 수 있는데,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또 다른 '나'를 찾아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
'돈 키호테'를 찾아, 캄포 데 크립타나 (Campo de Criptana)
스페인 소설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 '돈 키호테'에서 묘사한 라 만차의 풍차마을. 그 풍차마을이 바로 캄포 데 크립타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끝 없이 펼쳐진 광활한 대지. 그리고 언덕 위에 지어진 새하얀 풍차. 10여 개의 풍차만 덩그러니 있어 쓸쓸해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포근한 느낌을 준다. 마을 전체는 새하얀 벽으로 칠해져 있는데, 따사로운 햇살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상쾌한 기분을 증폭시킨다.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기에 적합한 도시, 시체스 (Sitges)
푸른 지중해와 따사로운 햇살이 있는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30분만 가면 되는 힐링을 위한 도시, 시체스.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과 겨울에도 따사로운 햇살, 새하얀 건물의 외벽은 지중해의 느낌을 한껏 더 내게 해준다. 시체스에는 여러 해변이 있는데, 특히 세미누드비치와 게이비치가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새파란 바다에서 첨벙첨벙 놀고, 침대가 있는 카페를 찾아가 여유를 즐긴다면, 여기가 무릉도원 아닐까?
마드리드 근교 여행은, 세고비아 (Segovia)
마드리드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세고비아는 마드리드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기에 충분한 곳이다. 세고비아에 도착하면 구시가 한복판에 위치한 로마 수도교가 우리를 맞이한다. 2000년 전 만들어진 이 건축물은 고대 로마인들이 강물을 끌어오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보면 엄청난 규모에 한 번 놀라고, 2000년이나 되었다는 사실에 또 놀란다.
세고비아는 지도 없이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닐 것을 추천한다. 중세시대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세고비아 골목을 누비고 있다보면, 엄청나게 큰 성을 발견할 수 있다. '백설공주'에 등장하는 성의 모델인 알카사르인데, 성안으로 들어가면 화려했던 왕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공주가 된 듯, 알카사르 성을 둘러보자.
도시 재생은 이렇게 하는 거다, 빌바오 (Bilbao)
바스크 지방의 중심. 도시 재생의 성공 사례.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빌바오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인근에 질 좋은 철광석 광산이 있었던 빌바오는 19세기의 산업혁명으로 큰 영광을 누렸다. 20세기까지만 해도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기도 하다. 하지만 철광 산업이 쇠퇴기를 걸으면서 강을 둘러싼 항구와 공장들은 도시를 더럽게 만드는 쓰레기와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 재생을 완벽하게 이룬 도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