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하와이 말고 다른 곳은 없을까?
"인생은 숨을 쉰 횟수가 아니라
숨 막힐 정도로 벅찬 순간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로 평가된다."
- 마야 안젤루 Maya Angelou
일생에 단 한 번, 최고의 휴양지로 떠날 기회가 주어졌다. 당신의 선택은? 외국 여행 잡지에 나올 법한 지상 최고의 파라다이스. 어떤 단어로도 부족한 지구의 보석 같은 휴양지를 찾아보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곳이 몰디브, 하와이가 전부라면, 이 글을 주목하시라. 남태평양을 건너 지중해, 인도양을 품은 숨겨진 해외 휴양지 5곳을 소개한다.
남태평양의 작은 파라다이스, 쿡 제도. 섬을 발견한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피지, 팔라우 등이 속한 14개의 태평양 도서국 중 하나로, 뉴질랜드 자치령이다. 쿡 제도를 구성하는 15개의 섬을 다 합쳐도 240㎢, 우리나라 경상남도 통영시 면적과 비슷하다. 쿡 제도에는 아주 흥미로운 법이 있다. 코코넛 나무보다 높은 건축물은 지을 수 없다는 것. 그 흔한 프랜차이즈 리조트나 호텔이 없는 이유일까. 덕분에 여행객은 휴양지에서 누려야 할 ‘온전한 자연을 조망할 권리’를 얻는다.
사람도, 신호등도 없는 평화로운 섬. 렌터카나 자전거를 빌려 섬을 여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바다에서 라군 크루즈, 스노클링, 바다 스쿠터를 즐기며 바다거북이와 인사를 나눠보자. 국내선으로 1시간을 날아서 도착하는 아이투타키(Aitutaki)는 쿡 제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다. 신도 쉬었다 갈 것 같은 천혜의 자연. 특히 청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라군의 색감이 독보적이다. 쿡 제도는 연중 쾌적하고 따뜻한 기후를 가졌지만, 기온과 습도가 적절한 4, 5, 9, 10월이 가장 방문하기 좋은 시기다. 7~10월에는 라로통가 해안에서 혹등고래를 관찰할 수 있다. 천국으로 가는 길이 쉬울쏘냐. 인천국제공항(ICN)에서 쿡 제도의 수도가 위치한 라로통가국제공항(RAR)까지 한 번에 가는 길은 없다. 제임스 쿡 선장이 쿡 제도를 발견했을 때와 같은 마음으로 섬에 다다라보자.
지상 최후의 낙원, 에덴의 섬. 세이셸을 꾸미는 화려한 수식어도 이곳의 아름다움에 빗댈 수 없다. 전 세계를 통틀어 최고의 해변으로 꼽히는 일은 세이셸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CNN 선정 <세계 최고의 해변 Top 100> 중 1, 4위를 차지한 그랜드 앙세(Grande Anse), 앙세 소스 다종(Anse Source d' Argent) 외에도 안세 라지오(Anse Lazio), 보발롱(Beau Vallon) 등 환상적인 해변이 많다. 청량한 색감의 바다와 야자수, 거대한 화강암 바위가 어우러진 해변은 오직 이곳에만 존재하는 이색 풍경이다.
톰 행크스 주연 영화 <캐스트 어웨이(2000)> 촬영지로도 알려진 세이셸은 영화의 배경에서 볼 수 있듯 때 묻지 않은 태초의 자연을 간직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2곳 중 ‘발레드메 자연 보호 지역(Vallée de Mai Nature Reserve)’에서 원시 야자 수림을, 인도양의 갈라파고스 ‘알다브라 환초(Aldabra Atoll)’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거북이를 볼 수 있다. 세이셸은 11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다. 국토의 면적은 455.3㎢, 제주도의 4분의 1이 안 되는 작디작은 섬이다. 그럼에도 초호화 휴양지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寶庫)라는 타이틀은 놓치지 않는다. 휴양과 모험을 즐기는 당신을 위한 꿈의 여행지, 당신의 다음 목적지는 세이셸이다.
남태평양의 진주, 보라 보라. 물 위에 지어진 수상 방갈로 때문인지 사진만 보면 인도양의 세계적인 휴양지 몰디브(Maldives)가 떠오른다. 하지만 구태여 몰디브와 비교하지 않아도 될 만큼 독보적인 매력을 지녔다. 보라 보라는 약 700만 년 전 형성된 화산섬으로, 고리 모양의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다. 유럽인들에 의해 일찍이 개발된 휴양지로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그림 같은 태평양과 오테마누(Otemanu)산 전망을 가진 리조트가 즐비하다. 전통 타히티(Tahiti) 스타일로 지어진 수상 방갈로에 묵으며, 알록달록한 물고기와 함께 형형색색 산호초 위를 유영하는 일. 상어와 가오리에게 먹이 주는 일. 보라 보라에서 꼭 해야 할 액티비티다.
바닷속의 보석, 흑진주 쇼핑도 빼놓을 수 없다. 보라 보라가 속한 프랑스령 폴리네시아가 전 세계 흑진주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흑진주의 섬이기 때문. 프랑스 화가 폴 고갱(Paul Gauguin)이 사랑한 모레아(Moorea)섬을 포함해 타히티, 보라 보라가 속해 있는 소시에테 제도(Society Islands) 여행을 계획해도 좋다. 한국에서 최소 2번 이상을 경유해야 만날 수 있는 천국의 섬, 보라 보라. 단 한 번의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선택해야 할 휴양지다.
인도양은 욕심도 많다. 몰디브, 세이셸 그리고 모리셔스까지 다 가졌으니. 같은 바다를 품어서인지 몰디브와 박빙을 이루며 떠오르는 휴양지는 이 글의 주인공, 모리셔스다. ‘One Island, One Resort’라는 독보적인 컨셉의 몰디브를 이길 모리셔스의 강력한 무기는 인도양과 아프리카 대륙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 에메랄드빛의 바다는 기본, 헬기에서 내려다보는 수중폭포, 정글 속 집라인 체험, 사파리 쿼드바이크 체험, 사자와 함께 걷기 등 벅차오르는 자연과 야생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지질학적 명소 세븐 컬러드 어스(Seven Colored Earth)는 일곱 빛깔을 품은 작은 사구로, 또 다른 행성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밤마다 쏟아지는 별은 덤. 제주도보다 살짝 큰 섬나라지만 휴양과 관광, 액티비티를 모두 즐길 수 있어, 한 장소에 오래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여행객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