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크와 고야드 백 7세 고시 그리고 대한민국의 교육현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언어유희의 민족이다.
모든 사건과, 미래 현재 과거까지 다 담겨져 있는 한 단어를 순식간에 생산해 내니 말이다.
故야드
고야드 백을 빗댄 언어유희다.
이런 식의 언어유희는 지금 사회의 분위기를 단번에 보여준다
사건의 발단은 개그우먼 이수지의 영상에서 시작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XpyBBHTRhk
휴먼다큐, 자식이 좋다.
개그우먼 이수지는 '제이미맘'을 연기한다.
제이미맘은 대치동 도치맘으로 추정된다. 아직 4살밖에 안된 어린아이를 각종 학원에 보내면서, 라이딩하고, 차 안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중간중간 과외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아이의 진도를 체크하며 새로운 수업을 계획하며 아이의 미래를 설계한다. 몽클레어를 입고, 샤넬 백을 메고 출연해 그녀들(?)에 대한 고증을 제대로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이 영상이 퍼지면서 소위 대치동 패션이라는 말이 떠돌며, 더 이상 대치동 그녀들이 몽클레르를 입지 않는다, 당근에 나왔다 하는 뉴스기사들이 도배를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ysyxTqFlnY
추척 60분에서 방영한 '7세 고시' 다큐멘터리.
어린아이들에게 눈높이교육과는 다른, 선행학습과 심화 문제를 풀게 하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모티브로 하는 학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새끼학원을 보내고, 과외선생님을 섭외하기도 한다. 그 학원의 입학시험문제를 살펴보니, 중 고등 아이들도 풀기 어려운 수준이며, 어떻게 보면 지적학대에 가깝고, 명백히 이것은 아동학대라고 볼 수 있다는 의견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얼마 전, 대치동 제이미맘 2탄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https://www.youtube.com/watch?v=wXXKyGA-LXc
역시나,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고.
이번에 제이미맘이 입고 나온 옷, 말투, 행동 모든 것이 화제가 되었다.
2회차 그녀의 패션은, 밍크조끼와 고야드 백. H사의 목걸이가 되겠다.
사람들은 이번에는 고야드냐며, 고야드 제삿날이다, 故야드 가 되었다. 라며 댓글을 달기 바빴다.
그 와중에 배우 한가인의 일상이 빗대어지며 이수지가 패러디한 제이미맘의 대표 격이 한가인 아니냐며, 배우한가인의 일상을 올린 영상이 주목되면서, 해당 영상을 내리는 일도 생겨났다.
제이미 맘의 패러디영상을 보면서 나도 한참을 웃었다.
대체적으로 알려져 있던 특징들을 너무나도 잘 살려서 비슷하게 흉내 내는 개그우먼 이수지의 센스는 늘 감탄할 만하다. 그러나 파도가 쓸려가듯이 집중되는 이목으로 인해 벌어지는 나머지 일들에 대해서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게 된다. 소위 그녀들이 몽클레르를 당근시장에 내놓는 것은 수치심을 느꼈기 때문일까. '풍자'와 '조롱'사이에서 그녀들이 느낀 것은 '조롱'이 담긴 시선들이었을지도.
아이 교육에 있어서 정답이 과연 있을까 싶다.
배우 한가인의 아이는 상위 1퍼센트의 영재라고 한다. 영재아이를 둔 엄마들은 고민이 굉장히 많다. 일반적인 교육으로는 아이가 원하는 바를 채워줄 수 없는데, 대체 어떻게 하면 아이의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을지 갈피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매일 라이딩을 하고, 차 안에서 끼니를 때워야 하는 고된 엄마의 하루에 지지를 보내던 사람들은 어디 가고, 7세 고시를 시키며 아동학대를 일삼은 엄마로 바뀌어 공격을 당하는 처지가 되었는지.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몽클레르를 입고, 샤넬 백을 들던 고야드 백을 들던,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저 취향일 뿐일 수도 있는데.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아이와 맞지 않는 교육으로 아동학대에 가까운 방법으로 억지로 아이의 수준을 끌어올려서, 마치 자식이 본인의 트로피라도 되는 양 들고 다니고 싶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의 부조리가 너무 크게 썩어버려 들어내기도 어려운 나무뿌리처럼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지만, 아직도 입시 위주의 한 가지 길만 맹목적으로 향하고 있는 교육의 로드맵은 달라질 줄 모른다. 이런 현실 앞에서 부모는 우리 아이의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고, 소위 말하는 사교육 시장은 그런 불안을 먹고 자란다.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기차에 올라타는 순간, 아이도 엄마도 뒤도 옆도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식이 공부 잘하면 그것이 부모의 트로피가 되어 버리고 말기도 한다.
공부를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도 있다. 축구를 잘하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노래를 잘하는 것처럼.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어떤 일을 해도 나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는 확신이 들면 폭주기관차 같은 공부 로드맵도, 주변의 풍경들을 느긋이 살펴보며 나 자신에 대해 깊숙이 사유할 수 있는 기차가 되지 않을까.
정작 중요한 것들을 모두 놓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두 다 달리고 있는데 천천히 걸어갈 용기를 갖기는 어렵다. 그것이 특히나 자식에 관련된 것이라면. 부디 대한민국이 점점 더 나은 교육의 길을 걸어가게 되기를 바란다.
웃기기도 하면서 씁쓸하기도 하더라고요 7세고시 추적 60분을 보면서 충격적이기도 하고 댓글보니 가슴이 턱 막히기도 하고 하지만 또 엄마라 불안도 함께 오기도 하고요 마음이 복잡했어요 하지만 늘 아이를 먼저 생각하자 마음 다잡았네요 ㅎㅎ 근데 저거 보니까 알고리즘 잠식 당했어요 ;;;;;
이런 양가감정이 든다는 것 자체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나이에 맞는 교양과 지식을 얻기 위한 교육이 아닌, 더 높은 곳으로 치솟기 위해 우주로 올라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말이에요...
그래서 7세 고시 영상을 보면서 , 현실을 걱정하면서 반면에 저 학원 어디야? 라는 궁굼증도 같이 유발되는 헛웃음 짓게 되는 상황이 오는 것 같습니다..
천천히 걸어갈 용기에 공감합니다:) 모두가 1등이 아니라 모두가 다양한 세상을 위하여!
각자의 속도를 존중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교육인 것 같아요. 교육의 본질을 늘 지켜가면서 손잡고 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도 다 같이 달리는 마라톤에서 나 혼자 멈추기란 참 어렵지요. 전 다른 곳을 보고 뛴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멀리서 저를 보면 저도 그쪽을 향하는건 아닐까 늘 체크 하게 됩니다. 다양함이 인정과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 전체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이상 불가한 일 같아요. 어른들이 조금 더 노력을 해야겠죠.. 무엇을 하던 어느정도 안정적인 작업이 보장되는 사회면, 이런 과도한 경쟁도 없을테니까요...
이번에는 밍크와 고야드를 한방에 보내버린 파급력에 놀라고 제이미에 본명이 김제득이란사실에 빵터졌어요 ㅋㅋ
참 소신을 가지고 육아를 하기가 어려운 시기지만 아이들이 많이 웃으며 살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3편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내심 기대되는 그녀의 영상..ㅎㅎㅎ
아이와 엄마가 동시에 웃을수 있었으면 더 좋겠어요 ㅠㅠ
작가님 글 잘 읽었습니다! 공부를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도 있다는 문장에서 울컥하는 이유는 뭘까요 ㅜㅜ 7세고시 영상을 보면서도 시원하게 욕하지 못하던 복잡한 마음을… 글로 다 적을 수는 없겠지만 (제 아이는 앞으로도 변할 테고 저 역시 아이를 잘 알고 있다는 확신이 없어서요…ㅎㅎ) 모든 남자아이들이 축구를 사랑하고 놀이터로 뛰어들어가는 게 아님을, 앉아서 뭔가를 배우는 걸 좋아라 하는 아이도 있고(잘한다 아니고 좋아한다 입니다 ㅋㅋ) 그런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속이 꽤나 시끄럽다는 생각을 품고 사는데 작가님 글이 마치 그런 어려움까지 끌어 안아주시는 것 같아 괜히 다정했답니다 ㅎㅎㅎ중언부언 댓글이지만 찰떡같이 알아들어주셨으리라 믿어요! ㅎㅎㅎ
그럼요 공부 잘하는 아이, 좋아하는 아이도 분명히 있죠. 다 같은 경우란 없는 법이라서...항상 역으로도 생각할 수 잇는거같아요 사실, 7세 고시 하는 이유는 아동학대할려고 하는 것보다는,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 거니까..ㅠㅠ 좀 슬프죠.. 어찌 보면 그것도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 일 수도...ㅠㅠ 아..슬프네요..
천천히 걸어갈 용기. 유튜브는 보지 못했지만 어떤 영상일지 알겠어요.
아이가 잘하면 잘하는대로 걱정, 못하면 못하는대로 걱정. 걱정이 불안이되고 불안이 판단을 흐리는줄 알면서도 엄마라 또 불안한게 당연하지 싶고, 엄마니까 믿어주는게 또 할일이라고 생각하며 스치는 바람에도 흔들릴때가 있어요.
주변의 소음에서 일부러 멀어지려고 노력하면서 항상 생각합니다. 정답은 애바애, 우리 아이를 나는 정말 잘 알고 있는지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속도를 찾아주었는지를요.
어쩌면 천천히 걸어가고 속도를 맞춰주는건 ‘용기’가 있느냐의 문제인것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우리 아이만 바라보는 게 저는 불가능하다고 봐요. 어떻게 인간으로 태어나서 관계성을 끊고 생각할 수 있겠어요. 우리는 모두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게 설계되어 있는 생물인데...모두 다 같이 현명한 대답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조금씩 조금씩 이라도요..^^
아이가 원하는거, 아이가 잘 하는 거 팍팍 밀어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어요.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아이가 하는 말을 귀기울여 듣는 따뜻한 시간이 각 가정에 함께 하길 바랍니다. 이수지 연기력은 정말 엄지 척이예요.
맞아요, 정말로요. 나무 인형만드는 거 좋아하면 나무 인형만 만들고 평생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꿈같은 현실이 되어버렸어요 꿈을 이룬다는 게, 꿈을 바꾸는 걸로 타협해야 하니까요.
이수지 개그우먼 님은 증말..ㅎㅎㅎㅎ 워너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