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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책이 되기까지'-빵 먹다가 글썼네?

빵 먹고 글 쓰고 책내는 이야기

by Wishbluee
내가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무심결에 신청한 글쓰기 수업, 그로부터 일 년.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흠흠, 일단.

글쓰기 수업을 마치고,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한 것부터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톡으로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실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한다는 것은 완전 다른 문제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잔뜩 긴장을 하고 있었다.

문우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활동을 위해 소모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톡에서 좋아하는 빵집들을 실컷 소개해드린 게 눈에 띄어서였을까.


빵 소모임도 만드는 것이 어때요?

어느 분이 말씀하셨다. 그리고 바로, 내가 순식간에 추대되었다.

그렇게 나는 '빵방'을 만들었다.


글쓰기 모임에서 만들어진 빵모임.

모임의 방장으로써, 어떤 활동을 해야 할까? 고민이 깊어졌다.

'글쓰기 모임이니까, 글을 써야겠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빵방이니까, 빵을 주제로 드릴까?... 어라? 재미있는 글이 나오겠는데?'


농담반, 진담반으로 던진 주제들이었다.


주제는 대화를 하면서 계속 추가되었다. 나중에는 "제발 그만!"이라는 비명이 나올 때까지.

쓸거리는 계속 계속해서 늘어났다.


그리고 매거진을 하나 만들었다.

모두가 함께 지은 이름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닮은 빵이름도 하나씩 지어주었다.

나는 아이디가 위시블루니까, 소원빵이 되었다.


첫 번째 주제는 추억이었다. 이 주제는 곧, '향수'로 발전하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주제로 삼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빵집, 나는 무슨 빵일까? 빵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죽음' 그리고 그렇게 계속 빵을 먹다가는 혈당이 올라 당뇨병에 걸려버릴 것 같은 고민에 나온 '건강' , 모두가 모였을 때 어울리는 빵은 무엇일까?... 등등등....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주제가 새로 나올 때마다, 마감 기한을 두고 글을 썼다.


모두들 괴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써 내려갔다. 매거진에 갓 구운 빵글들이 저마다의 향기를 품고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리고 우리는 빵과 삶이 참 많이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인생의 장면들 사이로 소록소록 놓여있었던, 빵자욱을 더듬어 가며 쓰다 보니 어느새 60여 편의 글이 모였다.


처음엔 어설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발행되어 매거진에 자리 잡은 그 빵글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부풀고, 숙성되고, 깊어졌다.

우리는 그 향이 시큼하게 변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기가 막힌 맛을 보여주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목표를 정하고, 달려오기까지 몇 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우리 글은 계속 다듬어지고 정제되었고, 우리의 관계는 더 깊어지고 따뜻해졌다.


여성이고, 엄마이면서, 딸이자 아내인 우리가 모여서 서로의 글을 같이 읽었다. 때로는 울었고, 또 크게 하하 웃으며 친구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렇게 ‘진정한 안아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배워갔다.


사실 우리는 정말로, 그것만으로도 좋을 만큼 행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좀 믿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찾던 출판사가 운명처럼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출판사와의 미팅에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모조리 참석했던 일도.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해준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리고 또 다른 여정 안에 있으실 작가님들께도 이 경험을 기꺼이 나눠드리고 싶다.


우리는 빵을 먹으러 만났지만, 글을 더 많이 썼다.


그러니 이제는 정말, 빵 좀 먹으러 갑시다.






위시가 직접 디자인한 빵캐릭터들 ^^

저희 작가님들이십니다.

저는 고로케, 그리고 소원빵. 위시블루입니다!

저 분들은 어떤 작가님들이실까요?


참여작가목록








그리고 저! 위시블루입니다!


모두 건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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