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평상시에 어떤 감정에 자주 사로잡히나요? 저는 두려움이에요. 어릴 때부터 유난히 겁이 참 많은 아이였죠. 특히, 초등학교 1학년 때, 친한 친구가 개에게 물린 것을 본 뒤로부터는, 귀여운 강아지가 저를 졸졸 따라와도, 겁을 내곤 한답니다. 그래서 <못된 개가 쫓아와요!>라는 책이 더 공감이 되었는지도 몰라요. 이 책은 주인공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고 있어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못된 개<컹컹이>를 정말정말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아이였어요. 컹컹이가 미친 듯이 짖어대며 쫓아오는 것이 무서워, 다른 길로 돌아서 갈 정도로요. 어린 시절,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수긍이 많이 됐어요. 하지만 주인공은 어디서든 컹컹이를 만날 수밖에 없으니까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죠. 낡은 장대 빗자루를 이용해 대나무 다리를 만들어 컹컹이를 피해보기도 하고, 우산을 이용해 하늘을 날아갈 방법을 찾기도 했어요. 고양이 <미끼>를 이용해 컹컹이를 피할 꾀를 쓰기도요. 그러나 모두 실패하고 말았죠. 주인공은 밤새 생각해내어, 고양이<미끼>가 컹컹이에게 어떻게 했는지 떠올려봤어요. 이제는 컹컹이를 피할 방법이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할 방법을 찾아냅니다. 뼈다귀 과자를 내밀며 컹컹이와 친구가 되는 법을 배운답니다.
이 그림책에서 두려움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만났어요. 사실 두려움이란, 낯선 상황에서 벌어질 일에 대한 대비를 하거나, 유사한 상황에 맞닥트렸을 때 대처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감정이잖아요. 흔히 아이들은 두려움을 나쁜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두려움엔 중요한 역할이 있어요. 안전에 대해 대비를 하게하거나, 그 순간 그 상황에 몰입하게 해주지요. 그러나 두려움에 흠뻑 사로잡혀 버릴 때, 우리는 근심을 하게 되고, 사건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아닌, 회피를 선택할 때 문제가 커지는 거죠. 이 그림책에서 주인공도 마찬가지였어요. 처음에 못된 개<컹컹이>이를 만났을 때 두려움에 사로잡혀 피할 궁리를 한답니다. 그러다가 특별한 계기를 통해 컹컹이와 친구가 되는 법을 선택하고 한걸음 더 성장을 하지요. 저는 컹컹이가 두려움을 형상화 한 것으로 보이더라고요. 두려움이란, 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하나의 친구처럼 내 안에서 공존하는,평생 같이 가는 친구라고요.
오늘 마크트웨인의 명언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용기란 두려움에 대한 저항이지,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두려움이 많은 학생들에게 이 그림책을 읽어준다면, 마음에 위로가 살포시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