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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 Jul 01. 2024

구직 중..

떠난 사람은 떠난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요즘 다시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다. 대학에서 치위생학과를 졸업하고 결혼하기 전까지 쉼 없이 8년을 일 했다. 그것도 한 병원에서 쭉. 난 사람 아니고 바위인가. 누가 치우지 않으면 팔다리 없는 바위처럼 그 자리에 눌러앉아 있는 것 같다.아이가 아직 1학년이고, 저녁 시간을 엄마 대신 채워줄 누군가가 없으니 풀타임 정직원 지원은 어렵고, 시간제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다. 집이랑 가깝고 아이 학교 픽업도 수월 한 곳에 적당한 치과가 있기를. 때마침 사람이 필요하기를. 고등학교 때  취업이 빨리 된다는 학과로 치위생학과가 뜨고 있을 때라 빨리 독립을 하겠다며 입학했는데. 아이 키우면서 아르바이트 자리도 있고 경력단절된 엄마들도 환영해 주니 대단한 계획 없이 의식의 흐름으로 흘러갔던 그때의 나의 시절에 고마움을 느낀다. 치과위생사라는 직종이 지금에야 치위생사라고 불려지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예의가 있다면 치과간호사라고 부르거나 생각 없는 사람들은 언니(?)라고 불려지는 하대 받는 직업이었다. 1년 차 때도 나이 지긋한 분이 나를 언니라고 불러서.. 나는 당신 같은 동생 둔 적 없는데?!라고 말 하고 싶은 걸 참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국가시험을 보고 면허를 받아야 하는 의료기사이고, 진료는 치과의사 혼자 절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국민의 구강 건강 유지와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뿌듯함과 보람으로 일 해왔다. 사람이 누군가에게 내가 도움이 되고 있구나. 내가 필요한 존재 이구나를 느낄 때 묘연했던 나라는 존재가 느껴지고 만져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어느 병원에 가도 실장님 보다 나이가 많은 아르바이트생 이겠지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있고 싶다.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보람 되게 일 하며 하루를 영원처럼 소중하게 보내면..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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