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법 전문변호사가 알려드리는 이혼소송 이야기]
부부가 이혼을 하고 나서 여러 사정들로 인해 재결합하는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한 번 이혼을 경험했기에 다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부부가 있는 반면에, 전혼 생활과 비슷한 생활로 돌아가는 부부도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혼한 전 배우자와 다시 혼인한 경우, 전혼 생활 중 이혼에 이르게 된 사정을 이혼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의 여부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재결합 후 전혼 생활 중 이혼에 이르게 된 사정을 이혼사유로 삼을 수 있을까?
서울가정법원 2008. 4. 18 선고 2007르2139 판결
원고와 피고는 1976. 2. 25. 혼인신고를 마치고 1996. 11. 18. 이혼하였는데요, 2001. 2. 21. 다시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 그 사이에 자녀 세명을 두고 있습니다.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와의 이혼을 청구하였습니다. 아래에서 원고가 주장한 이유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재결합 후 다시 이혼을 청구한 원고 주장
피고는 신혼 때부터 가사를 돌보지 않고 도박을 하면서 외박까지 일삼았습니다. 이로 인해 막대한 도박 빚을 지기도 하였으며 원고의 계속적인 설득에도 태도에 개선이 없었고, 피고는 명절에도 시부모를 찾아뵙지 않고 시부모에게 욕설을 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하였습니다. 피고의 모친은 원고에게 폭언을 하거나 폭행까지 하는 등 원고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였습니다. 결국 1987.경 원고가 집을 나옴으로써 그 이후 별거하다 1996. 11. 18. 이혼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후 원,피고 모두 혼인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사 없이 2001. 2. 21. 다시 혼인신고를 마치게 되었으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별거 상태로 지내오고 있으므로 사실상 혼인관계는 파탄에 이르렀습니다.
피고의 도박과 외박, 시부모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여 이혼하였고
이후 다시 혼인신고 했으나 사실상 혼인관계 파탄
법원의 판단
1996. 11. 18. 이혼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사정은 원고의 이혼 청구에서 고려될 사항이 아니고,
쟁점은 2001. 2. 21. 혼인신고를 마친 이후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는지, 파탄에 이르렀다면 누구의 책임으로 인한 것인지로 보았습니다.
2001. 2. 21. 혼인신고를 마친 이후에도 한 번도 동거를 하지 아니한 채 별거하여 온 사실은 사실상 원고와 피고의 혼인생활이 파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두 번째 혼인신고를 마치고서 원고는 갑자기 피고와 함께 살게 되면 사이가 더욱 멀어질 수 있다며 집으로 들어가지 아니하였고, 그 이후로도 가족들을 외면하면서 생계를 제대로 돌보지 아니였는 반면 피고는 원고를 기다리고 혼자 힘으로 자녀들을 양육하고 가족의 생계를 담당하여 오면서 맏며느리로서 집안의 대소사나 명절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여 온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재결합 후 피고는 가정을 지켜온 것으로 보이고, 별거생활을 고집하는 원고에게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
따라서 법원은 유책배우자인 원고로서는 전혼생활의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고, 원고의 이혼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재결합한 이후의 사정만을 이혼사유로 고려할 수 있을 뿐
전혼 생활 중 이혼 사정은 재결합 후의 이혼 청구에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이혼 후에 재결합 한 부부가 다시 이혼 하려는 경우, 재결합 이전의 혼인생활에서의 사유를 이유로 이혼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재결합한 이후에도 혼인이 파탄 되었고 혼인파탄의 사유가 상대방에 있을 경우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