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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혜 변호사 Jan 28. 2020

매매계약 해제

매도인 계약금 일부 지급받은 금원 배액 상환은 매매계약 해제 불가


[민사변호사가 알려드리는 매매계약 이야기]




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매도인이 ‘계약금 일부만 지급된 경우 지급받은 금원의 배액을 상환하고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 사안에서, 매도인이 계약금의 일부로서 지급받은 금원의 배액을 상환하는 것으로는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매도인이 가계약금 배액을 상환하는 것으로 매매계약 해제 가능한가?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다231378 판결


원고는 피고로부터 매매대금 11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1억 1천만 원 중 1천만 원은 계약 당일에 지급하고, 나머지 1억 원은 다음날 피고의 은행계좌로 송금하기로 약정하였습니다. 원고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당일 피고의 은행계좌로 계약금 중 1천만 원을 송금하였는데요,


피고는 다음 날 매매계약 체결을 중개하였던 공인중개사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통보하였고 피고의 은행계좌를 해지하여 폐쇄하였습니다.


원고는 이 사실을 모른 채 같은 날 피고의 은행계좌에 나머지 계약금 1억 원을 송금하려 하였습니다. 계좌 폐쇄로 송금에 실패하자, 1억 원을 자기앞수표 1장으로 발행하여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방문하여 피고가 매매계약을 해제하려고 은행계좌를 폐쇄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계약금만 지불한 상태에서 매도인은 매매계약 해제하려 은행계좌 폐쇄함




아래에서 매매계약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매매계약의 주요 내용


1) 매수인이 잔금을 지불하기 전까지 매도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하고,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제5조).

2) 매도인 또는 매수인은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이 있을 경우 계약당사자 일방은 채무를 불이행한 상대방에 대하여 서면으로 이행을 최고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 경우 매도인과 매수인은 각각 상대방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에 대하여 별도 약정이 없는 한, 제5조의 기준에 따른다(제6조).




이후 원고는 피고가 나머지 계약금 1억 원의 수령을 거절한다는 이유로 피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1억 원을 공탁하였고, 피고는 원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2천 만원을 공탁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매도인은 여러 가지 사정상 매수인으로부터 수령한 계약금 1천만 원의 배액인 2천만 원을 매수인에게 공탁하고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본건 매매계약은 계약금 상태임)'는 내용의 해약통고서를 보냈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잔금일까지 잔금을 지참하여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방문할 예정이니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해 달라'는 취지의 통고서를 보냈고, 원고는 잔금일에 잔금을 지참하고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방문하였으나, 피고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약 한 달 뒤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가 잔금 기일에 참석하지 않아 현재 이행지체 상태에 빠졌는 바,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지 않으면 별도의 해제통고 없이 당해 최고서를 통하여 계약해제의 의사표시를 갈임한다'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냈습니다.




원심의 판단


위와 같은 사실에서 원심은  피고가 은행계좌를 폐쇄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냄으로써 매매계약상의 소육권이전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하였기에, 매매계약은 피고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한 원고의 계약해제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적법하게 해제됐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는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원고에게 지급받은 1천 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나 그 액수를 70%로 감액한 7,7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이에 피고는 상고를 하였고,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1. 피고는 원고가 공탁금 1억 원을 회수한 이상 계약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게 된 것이므로, 원고가 계약금지급의무를 이행한 것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피고의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대법원은 '원고는 피고가 은행계좌를 폐쇄하여 계약금 수령을 거절하자 1억 원을 법원에 공탁하였다가 매매계약이 적법히 해제된 원상회복의 일환으로 위 공탁금을 회수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매매계약이 해제됐다고 판단한 것이 옳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피고의 상고 주장은 이유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피고는 원고가 계약금 전부 지급하기 전까지 매매계약의 구속력이 약하므로 피고는 계약금 일부로서 지급받은 1천만 원의 배액을 상환하면 얼마든지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데도, 원심 판결은 계약금 일부만 지급된 경우에 계약의 해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원고가 계약금 1억 1천만 원을 전부 지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위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해야 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설령 원고가 계약금 1억 1천만 원 중 일부인 1천만 원만을 지급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없다고 하였습니다.

1) 매매계약이 일단 성립한 후에는 당사자의 일방이 이를 마음대로 해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주된 계약과 더불어 계약금계약을 한 경우에는 민법 제56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해제를 할 수 있기는 하나, 당사자가 계약금 일부만을 먼저 지급하고 잔액은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하거나 계약금 전부를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교부자가 계약금의 잔금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한 계약금계약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당사자가 임의로 주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 ( 대법원2008.3.13.선고 2007다73611 판결 참조).

2) 피고의 주장과 같이 계약금 일부만 지급된 경우 수령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해약금의 기준이 되는 금원은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이 아니라 ‘약정계약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의 배액만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면 이는 당사자가 일정한 금액을 계약금으로 정한 의사에 반하게 될 뿐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이 소액일 경우에는 사실상 계약을 자유로이 해제할 수 있어 계약의 구속력이 약화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매매계약에서 계약금계약은 통상적으로 매매계약의 일방당사자가 민법 제56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그 매매계약을 임의로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해제권유보약정에 해당하는 반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계약의 일방당사자가 그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를 대비하여 손해의 발생 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증명의 곤란을 덜고 분쟁의 발생을 미리 방지하고자 손해배상액을 미리 약정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계약금계약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그 법률적 성격이 다릅니다.


따라서 계약당사자가 손해배상액을 계약금 상당액으로 예정한 경우에 계약금계약이 불성립하였다고 하여 당연히 손해배상액의 예정까지 불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의 배액만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면 이는 당사자가 일정한 금액을 계약금으로 정한 의사에 반하게 될 뿐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이 소액일 경우에는 사실상 계약을 자유로이 해제할 수 있어 계약의 구속력이 약화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기 때문에,

계약금 일부만 지급 된 경우 수령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해약금의 기준이 되는 금원은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매도인이 계약금의 일부로서 지급받은 금원의 배액을 상환하는 것으로는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판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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