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imjae
태풍이 온다
중심기압 940hpa인 태풍 Man-yi가 내일은 항구로 진입한다
선창에 묶인 선박의 이물에 검고 푸른
밤이 깊다
밤잠을 못 이룬 여자가 온 몸에 칡꽃 같은 등불을 밝히며 바람소리 거칠어지는
바다를 향해 돌아눕고
물양장에는 밤의 육질인 젖무덤들이 켜켜이 적재되어 있다
은갈치 한 마리
내 가슴에다 주둥이를 박고 꼬리를 세울 때
여자가 휘청, 길게 뒤척인다
그 바다 밑에 미역귀가 거웃인 양 너풀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