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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

- 서해로 가는 길

by 심재


간월암

—서해로 가는 길 3



밀물로 썰물로 등 뒤를 휘감던 바다, 수천 마장 그 물길을 따라 나서지도 못한다

물의 끝을 깨물고 수런수런 밀리는 은비늘 빛 파도를 뒤쫓으며

한 번쯤

저 수평의 끝까지 파돗날 넘어 출어를 나가도 좋았을,

그만 섬이 되고만 여자

외진 섬의 감옥이 된 그 여자

뒤란 댓잎들 서걱댈 때마다 대 끝에서 타오르는 불길에

몸 데이다

몸 앓다


다 늦은 저녁 마음의 분칠 한 겹씩 벗겨내며 지금은 하늘만 배경으로 웅크리고 앉은


무기수 같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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