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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재 Sep 05. 2024

간월암

- 서해로 가는 길

      

 간월암

  —서해로 가는 길 3



  밀물로 썰물로 등 뒤를 휘감던 바다, 수천 마장 그 물길을 따라 나서지도 못한다

  물의 끝을 깨물고 수런수런 밀리는 은비늘 빛 파도를 뒤쫓으며 

  한 번쯤

  저 수평의 끝까지 파돗날 넘어 출어를 나가도 좋았을,

  그만 섬이 되고만 여자

  외진 섬의 감옥이 된 그 여자

  뒤란 댓잎들 서걱댈 때마다 대 끝에서 타오르는 불길에 

  몸 데이다

  몸 앓다      


  다 늦은 저녁 마음의 분칠 한 겹씩 벗겨내며 지금은 하늘만 배경으로 웅크리고 앉은   

   

  무기수 같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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