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서전 티켓을 얼리버드로 구매했다. 한참 후라 생각하고 넋 놓고 있었는데 언제 시간을 쭉 끌어당겨 눈앞에 전시회를 가져다 둔 것인지. 후루룩 흘러버린 시간에 어안이 벙벙한 채로 마지막 날, 느지막한 오후, 막차에 몸을 싣는다.온 가족이 함께 한 2024년 도서 축제는 주말이 겹친 탓에 큰 북적임을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예측 그대로다. 책 읽는 인구가 줄고 있어서 출판 시장이 어렵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전시장은 북새통을 이룬다. 어슬렁 거리며 한가로이 시간을 쓰기에는 떠밀리는 인파의 부대낌이 꽤나 크다. 종종걸음으로 부스를 옮겨 다니며 켜켜이 겹쳐져 있는 사람들의 등 뒤로 빼꼼히 눈요기만 할 뿐이다. 간간이 진행되는 경품 행사에도 참여하며 C, D관을 빠르게 훑었다. 현재 공저로 조판 작업이 진행 중인 <박영사>에서 이동국 씨의 사인회도 만났다. 괜스레 반갑다.
높은 인구 밀도의 복잡함을 싫어하는 남편과 금세 지루해할 것이라는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다음번에는 평일에 혼자 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머금고 분위기 환기를 위한 제안을 했다.
"각자 원하는 책을 한 권씩 골라 구매하자!"
부스마다 쥐어 주는 기념품들과 함께 셋이 각자 책 한 권씩을 담아왔다. 아들이 좋아하는 <읽으면서 바로 써먹는> 어린이 책 시리즈의 파랑정원 출판사에서 구매 기념샷도 찍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함께 작업해 보고싶은 출판사의 책도 현장에서 데려왔다. 미래의 꿈을 꾹꾹 눌러 담아 주문을 외우 듯후~하고 바람을 불어넣었다.
출판사, 작가, 독자가 모두 함께 꿈을 꾸는 현장. 그시공의 한편에 나를 끼워 넣고 마음을 들여 미래에 펼쳐질 일들을 머릿속에 굴려본다.'천국은 침노하는 자들의 것'이라는 성경 말씀처럼 모든 작가들의 꿈, '시간과 돈에 구애받지 않고 글을 쓰는 호사'라는 유토피아를 감히 침탈해 본다.
꿈꾸는 것은 자유다. 얽매이지 않는 자유이기에 현실로 되돌아오는 길도 가볍다. 털어버릴 만큼의 무게도, 지고 갈 무게도 없는 무중량의 꿈. 끝없이 더해도 무거워지지 않기에 더하는 것에 부담도 없다. 시공간, 경제력, 글력, 체력의 굴레에서 벗어난 글쓰기가 나의 꿈이다.곧 만나게 될 공저 <퓨쳐 티쳐>에 마음껏 더하여 올려둔 꿈의 목록들이 언젠가는 차곡차곡 실현된 현실로 나열되길 바란다. 가벼운 꿈이 아닌 묵직한 현실이 될 미래. 꿈꾸기만 해도 설레는데 눈앞에 펼쳐질 현실이 된다면? 꿈은 동사라고 했다. 생동하는 장미 빛깔의 꿈이 되어주는 오늘과 내일을 고이 간직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