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하는 영어그림책 필사

한 달간의 여정

by 위혜정

"아들, 엄마 다음 책 출간되면 같이 필사할래?"

"네!"


<하루 10분 영어그림책 100일의 필사>가 출간되기 직전부터 아들을 살살 꼬셨다. '아니요!'라고 거부하기엔 아들의 엄마에 대한 사랑이 차고 넘친다. 엄마 역시 책출간에 담긴 사심으로 인해 아들의 '아니요'를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 같다. 한글도 쓰기 싫어하는데 영어를 끄적이는 것을 마냥 좋아서만 하랴. 그래도 매일 그림책을 읽고, 필사 후 성독을 하며 한 달간을 잘 따라와 줬다. 쪼꼬미 시절 도서관을 들며 나며 함께 빌려 읽었던 책들을 기억하기도 한다.

"엄마, 이 책!" 하며 반가움을 표하는가 하면 엄마의 책에 대한 분석까지 한다.

"엄마는 이 책이 좋은가 봐요. 내용을 세 장이나 넣었어요!"

필사 시작 시점에서의 열정이 점차 식어 갈수록 쓰는 분량이 줄어만 간다. 그래도 한 줄이라도 꾸준하게 끄적여온 성실함에 큰 의의를 둔다. 6월 한 달간의 노력에 대한 보상, 상장과 상품을 수여했다. 건담 시리즈의 신간주를 신나게 사들고 3일 밤낮을 조립에 매진한다. 꽤나 멋진 로봇이 모습을 드러낸다. 멋지다! 다음 한 달의 필사 미션도 완수해서 어떤 로봇을 살지 벌써부터 고민한다. 어린이에게 외적 보상은 필수다. 내적 보상으로 넘어가는 것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고민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책이 출간된 지 두 달째로 접어든다. 출간 직후, 인터넷 교보에서 [MD의 선택]에도 선정되어 배지를 달았고 Yes24에서도 꾸준히 판매지수가 올라가고 있다. 초대박 베스트셀러와 비교하면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별다른 광고 홍보 채널이 없음에도 잘 버텨주는 책이, 그리고 책을 찾아주는 독자들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무엇보다, 아들과 함께 책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보상인 것 같다. 고마워, 영어 그림책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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