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공연 《KISS OF THE SEA》
선셋 타운은 이름처럼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지역으로 썬그룹의 특별 프로젝트로 설계된 단지이다. 푸꾸옥 섬의 남서 해변에 위치한 곳으로 아름다운 건축물, 쇼핑 단지, 레스토랑, 엔터테인먼트 등 관광객들을 끌어당기는 요소들의 집약소라 볼 수 있다. 워낙 유명한 데다 호텔에서부터 왕복 무료 셔틀이 있어서 여러 번 방문할 수 있었다. 푸꾸옥 섬 내에서 선셋 타운까지 호텔을 도는 무료 순환 버스 배차는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이곳만의 전략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층 버스의 오픈 데크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선셋타운까지 가는 길에 즐비해 있는 유럽풍의 다채로운 건축물들 까지 감상할 수 있다.
선셋 타운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타오르미나의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이라고 한다. 타오르미나는 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 절벽에 세운 도시로 굽이굽이의 골목, 다채로운 건축물,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선셋 타운의 낮과 밤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낮에 방문했을 때는 '여기가 그 유명하다는 선셋 타운 맞아?'하고 의구심이 들 정도로 휑한 거리와 텅 빈 공실들에 당혹스러웠다. 호텔, 카페, 레스토랑 등이 흔적만 남기고 사라져 매매 간판이 걸려있는 곳들이 적지 않다. 이를 어쩌나... 하는 걱정에 사로잡혀 괜찮다는 사인을 찾아 거리 구석구석을 누볐던 기억이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텅 빈 공간들을 보며 거대 자본을 투여한 대규모 타운 조성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공산주의의 힘이었을까? 하는 물음표가 찍히기도 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련 선셋 타운을 재방문했다. 밤의 모습은 정반대다. 왁자지껄, 복잡, 화려 등의 수식어가 모자랄 정도로 외국인들로 넘쳐난다. 왜 그럴까? 밤에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단지 내 집약적 장치들 덕분이 아닐까 싶다. 무료 셔틀버스는 물론이거니와 아름다운 일몰과 스토리가 결합된 명소 <Kiss Bridge>, 매일 밤바다 위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공연 <Symphony of the sea>와 <Kiss of the sea>, 호텔들이 뿜어내는 현란한 빛의 향연과 크래프트 비어, 고급 레스토랑, 카페 등의 핫한 분위기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선, <Kiss Bridge>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 장소'로 꼽히는 명소다.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와 일몰 포인트가 결합된 낭만적인 포토존이기도 하다. 65도 기울어진 기둥이 받치고 있는 두 개의 평형판 위에 남녀가 각자 반대 방향에서 걸어와 키스할 때 태양이 지는 지점과 정확하게 포개어지는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 매년 1월 1일, 프러포즈를 위한 커플들의 인기 몰이 장소라고 한다. 양쪽에서 줄을 서서 자기 인연과 '만남'의 결실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감성이 메마른 것인지 열정이 식은 것인지, 개인적으로 그 북적임에 합류하고 싶지는 않아 배경으로 한컷 찍었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바다는 인공미가 넘친다. 선셋 타운 자체가 특별 프로젝트로 조성된 곳이니 어쩔 수 없이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두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유명세는 대규모 해상 공연에서 나온다. 사실, 우리 가족의 선셋 타운 두 번째 방문 목적 중 하나도 바로 공연 관람이었다. <Symphony of the sea>는 타이틀이 가진 뜻대로 바다가 선사하는 협주곡, 즉, 음악, 예술, 풍경이 결합된 종합 예술이다. 해상 위로 쏘아 올리는 레이저쇼, 제트스키/플라이보드 선수들의 역동적인 수상 비행 공연, 불꽃놀이 등이 어우러진 복합 아트라고 할 수 있다. 매일 호텔 숙소 밤하늘을 바라볼 때면 멀리서 움직이던 푸른 레이저 빛의 출처가 바로 이 쇼였다.
<Symphony of the sea>는 공연 장소 근처의 카페, 레스토랑, 크래프트 비어숍 등에서 식음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자릿세 개념의 서비스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만 숙지하면 된다. 우리 역시 이 공연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근처 카페에 앉아서 맛보기만 했다.
바로 다음 시간대의 <Kiss of the sea> 공연은 볼거리로 가득 찬 대규모 퍼포먼스다. 공연 30분 전부터 입장 대기줄을 보며, 매일 진행하는 공연인데도 몰려든 인파로 입이 떡 벌어진다. 아치 모형의 골격을 갖춘 스크린이 무대 앞에 고요히 좌정해 있다가 공연 시작을 알리기 위해 갑자기 물이 쏴~하고 떨어지더니 초대형 해수 프로젝션 스크린으로 변신을 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었다.
공연의 규모와 신기술은 물론 연출의 몰입도가 높아 30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후루룩이다. 스토리를 토대로 빛, 물, 불, 레이저, 멀티미디어 등 눈을 매혹하는 볼거리들이 가득했고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밤하늘의 불꽃놀이 역시 역대급 규모와 장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인생에서 최고로 꼽을 수 있는 불꽃놀이로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었지만 대기 오염이 걱정될 정도로 하늘을 수놓은 폭죽의 양이 어마어마했다.
선셋 타운은 베트남 최대 규모의 자본이 투입된 만큼
화려함과 규모로 응집된 관광단지다. 새로운 경험들을 담는다는 차원에서 한 번은 가볼 만한 곳이다. 무엇보다 《KISS OF THE SEA》는 보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듯하다. 선셋 타운 방문 시, 숙지해야 할 사항들 몇 가지만 정리해 본다.
1. 선셋타운의 한적함은 낮에, 활력은 밤에 경험할 수 있다.
2. <Symphony of the sea>를 보려면 서비스 비용이 추가된 숍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공연 전, 당국 요원들이 무료 관람자들을 색출하듯 저지선을 치고 거리에서 보려고 자리 잡고 있는 관광객들을 내몰기 때문이다.
3. <Kiss of the sea> 공연 좌석은 선착순 배정이므로 30분 전에 입장해서 좋은 자리를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