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연락 온 친구에게 북콘서트를 초대했더니

by 정은영


책을 냈다.
내 이름으로 된, 생애 첫 책.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참 많은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어느 날엔 대견했고, 어느 날엔 외로웠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누가 알아줄까, 이런 질문들을 품고 지내던 날들.
그런데 뜻밖에도, 20년 넘게 연락이 끊겼던 대학교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카톡, 전화, DM…
“너 책 냈다며?”
“진짜 멋지다, 은영아.”
반가웠다.
어쩌면 그 반가움 속에, 은근한 설렘도 있었다.
‘이젠 나를 봐주는구나.’
‘그때 나와는 달라진 지금의 나를 인정해주는구나.’
그런 기대가 조금은 있었다.

부산북콘서트 메인.jpg

그래서 북콘서트를 준비하면서,

그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혹시 시간 되면 북콘서트 와줄래?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싶어서.”
답장을 기대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돌아온 건 아무 말도 없는 ‘읽씹’.
읽지 않은 채 멈춰 있는 1

마음이 조금 쓸쓸했다.
나는 반가움과 진심으로 다가갔지만,
그들은 그저 호기심 반,

스쳐가는 반가움이었나 보다.
잠깐의 연결이, 나에게는

오래 묵힌 마음을 흔들었는데
그들에게는 그냥 ‘지나가는 뉴스’였던 건 아닐까.


북콘서트 날, 나는 무대에 섰다.
나를 응원하러 와준 사람들, 진심 어린 박수.
그 안에서 위로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어딘가엔

그 답 없는 메시지들이 걸렸다.


왜 서운했을까?
나는 단지 초대한 게 아니라,
‘지금의 나’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 시절 함께 웃고 떠들던 친구들에게
“나 이렇게 살아왔어” 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것.
그러나 그 마음은 일방적이었다.
나는 나를 드러냈고,

그들은 묵묵히 뒤로 물러섰다.

이제야 알겠다.
모든 인연이 다시 이어질 필요는 없다는 걸.
20년 전의 기억이 오늘의 나를 응원해주진 않는다는 것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
지금의 나를 진심으로 바라봐 주는 사람은,
예전의 누군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부산북콘서트 꽃다발.jpg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걸어온 길을 스스로 알아봐주는 오늘의 나에게
그 어떤 박수보다도 큰 위로를 건네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부의 메신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