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강요배

- 시간과 시선의 만남에 대하여 -

by 마녀

그저 막연히 사소한 말실수때문일 거라고, 그리 미루어 짐작하고 잔뜩 움츠러들었던 과거의 나는, 드디어 자유로워졌다. 4년 반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4년 전 여름에 찍었던 사진을 전했고 처음보다 더 큰 가르침을 얻었기 때문이다. 크고 작음이나 깊고 얕음의 문제가 아닌 적절함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인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크고 깊지만, 나는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느낌이지만, 이제서야, 화가 강요배의 얼굴이 아닌 이민정의 시선으로써 당신에게 건네지는 이 한 장의 사진.


인물을 들여다보고, 그와 소통하고, 내 관점에서 담아내는 일은

쉬워서도, 간단해서도 안 된다는 철학이 확고해진다.


대강 찍지 말자는 고집도 새로이 힘을 얻는다.

나는 사람이, 사람을 찍는 일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그들과 이어지는 실체없는 공감을 움켜쥐고 싶다.

대개는 그의 이름을 팔고 싶어 찍은 사진이라 오해했지만

편히 가는 길에 편승한 거라 짐작하고 보이지 않는 비아냥을 던졌지만

소수의 소중한 이들이 내게 용기를 주었고

단 한 사람, 나의 피사체는 사진에서 진실을 읽었다.

내 시선 속의 자신을 기꺼이 기쁨으로 받아들였다.

듣기 황송한 칭찬까지 해주셔서 드디어는 시간의 승리(?)를 자축하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거부당한 이에게(본인은 절대 거부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시지만) 인정받는 기쁨은 남다르다.

특히나 나처럼 칭찬에 목 마른 인간형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다.


시선을 교차하는 일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 시간은 대강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삶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어도

살아내는 방식에 있어서는 본질을 벗어나지 않도록

튼튼하고 굳센 중심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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