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전문가도 아닌 내가 별점을 봐주는데 어찌된 일인지 척척 잘 들어맞는다고 난리들이다. 남다른 집중력과 호기심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긴 했으나 ‘수박 겉핥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수준인 내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마라. 그저 흥미가 생겨 집적거려본 어설픈 사설에 지나지 않으니 여기 쓰인 글들을 내 눈 앞에 들이대며, 이건 완전 틀리다는 둥,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는 둥, 하는 반박들은 참아줬으면 좋겠다. 이런 종류의 모든 말들이 그러하듯 이 글 또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 여기고, 믿어지지 않거든 그까짓! 하고 무시하고, 재미있다 싶거든 열독하고 분석하여 각자의 삶속에서 잘 활용하면 될 일이다.
별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7,8년쯤 되었다. 아하! 무릎을 치면서 열중했던 시간이 2년쯤? 그 뒤로는 재탕, 삼탕 우려내서 심심풀이(?) 혹은 작업미끼(?)로 써먹었는데, 남자들이 여자를 꼬드기면서 손금을 봐주는 고전적 스타일의 변형이랄까, 뭐, 그런 거다.
본디 고전이란 것이 대부분 유치한듯해도 제대로 한방 먹혀줄 때가 있다. 진짜다. 의심스러우면 해봐라. 공부해서 남 주나? 그게 무엇이든 배워두면 상식으로 머릿속에 남을 테니 손해 볼 것 없다.
내 얘기를 하자면, 첫 만남에 다짜고짜 생일을 물어보는 여자도 흔치 않은데, 생일을 듣자마자 "사자네?" 혹은 "물병이네?" 하면서 청산유수로 말을 엮어 '안 맞으니 친해지기 어렵겠네' 하면 '뭐가요?" 하고 되묻다 정 들고, '나랑 찰떡궁합이야" 하면 어느새 그런가보다 하고 세뇌당하면서 친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주변인들이 이쯤 읽고 ‘헉, 그럼 나한테도?’ 할까 살짝 걱정스러운바 없지 않으나 사실을 알려준다 해서 달라질 건 없다. 인연이 아닌데 거짓으로 인연이라 우긴 적은 없으니 오해들은 마시라.
별점으로 개개인의 운세나 미래를 보는 건 내키지 않는다. 그런 무서운(?) 일엔 관여하고 싶지도 않고 사실 거기까지 깊이 있게 공부하지도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건 상호 간 관계의 역학이다. 스스로 가지고 태어난 별자리의 특성과 수호성의 영향 아래 드러나는 성격, 성향, 취향, 이런 것들을 토대로 대립, 협력, 동조, 합일을 내 나름대로 분석해서 실제적으로 적용하는 거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이었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꽤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는 한동안 완전히 빠져있었는데 더 재미난 일들이 생겨서 잠시 잊고 있었다. 아, 물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사귈 때 기꺼이 활용하는 수단 중 하나인 건 변함이 없다. 나를 보여주고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다른 수단들 보다 피로감이 적은, 일종의 수다니까. 그냥 편하게 떠드는.
별자리 점은 무조건 양력으로 본다. 난 음력생일 밖에 몰라요~ 하시는 분들. 인터넷 사이트에 '양음력 변환기' 쳐보시면 금방 알 수 있답니다. 조금만 성의를 가져보세요. 제발요.
일반적인 12별자리 분류는 잡지나 운세 사이트에 워낙 많이 나오니까 여기서는 간략하게 메모만.
12월 말부터 1월 하순까지 - 염소
1월 말부터 2월 하순까지 - 물병
2월 말부터 3월 하순까지 - 물고기
3월 말부터 4월 하순까지 - 양
4월 말부터 5월 하순까지 - 황소
5월 말부터 6월 하순까지 - 쌍둥이
6월 말부터 7월 하순까지 - 게
7월 말부터 8월 하순까지 - 사자
8월 말부터 9월 하순까지 - 처녀
9월 말부터 10월 하순까지 - 천칭
10월 말부터 11월 하순까지 - 전갈
11월 말부터 12월 하순까지 - 사수
매월 말 근경에 태어난 이들(대부분 18-27일 사이)은 '커스프' 라고 해서 앞 뒤 별자리의 영향을 동시에 받고 두 가지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다. 전은 내면, 후는 외면을 주관하는데 두 가지 성향이 섞여있는 관계로 주변인들을 헷갈리게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각 별자리의 주간별 영향력을 살펴보면, 아까 말했듯이 매월 말에는 2개의 성향을 지닌 커스프가 존재하고, 첫번째 주간은 기본성향이 약한 대신 융통성이 있으며, 둘째 주간은 강력한 목적의식(별자리의 중점성향을 추구)을 대변하고, 세째 주간은 가장 뚜렷한 성향으로 해당 별자리 주요특징이 그 존재감을 확연하게 드러낸다.
염소자리를 예로 들자면 12월 20일 경부터 27,8일까지는 속은 사수인데 겉모습은 염소인 커스프. 12월 말부터 1월 첫 주, 기본 염소 성향에 변화와 조화가 다채로운 염소. 2주차, 염소이기 위해 노력하는 목적형 염소. 3주차, 염소의 종결자이며 염소일 수밖에 없는 염소. 거기에 더해 역시나 20일 경부터 마지막 주간, 속만 염소고 겉은 물병인 커스프.
염소 하나로만 경우의 수가 5가지나 나오니까 '저는 생일이 염소인데 암만 생각해도 염소 같지 않아요~' 하는 사람들은 앞이나 뒤, 커스프에 속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까지는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은 ‘48가지 별자리의 비밀’이라는 책에서 얻은 정보들이다.
자, 이제 내 방식대로, 혹은 내 관점대로. 아주 중요한 분류 방법을 하나 더 가르쳐준다. 앞서 말한 12개의 별자리를 각자 그 특성을 기준으로 크게 4가지 성질로 나누는 것이다.
1(염소), 5(황소), 9(처녀)는 흙.
2(물병), 6(쌍둥이), 10(천칭)은 바람.
3(물고기), 7(게), 11(전갈)은 물.
4(양), 8(사자), 12(사수)는 불.
이쯤 되면 자기 생일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서 ‘아, 난 불의 사자군’ 이라던가, ‘흙의 황소’ ‘바람의 천칭’ ‘물의 전갈’ 정도의 정보를 스스로 입력해줘야 한다. 그래야 이후의 얘기들이 더 재미있어지니까.
주변인들의 연애에 있어 내가 분석해준 별자리 궁합의 요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선례를 남겼다. 믿고 안 믿고는 본인들 마음이지만 일단 시작하면 무조건 운명으로 규정지어져 버리는 ‘사랑’이라는 분야만큼 별점, 궁합과 통하는 분야가 또 어디 있겠는가? 깨진, 혹은 이룰 수 없는 사랑에조차 ‘엇갈린 운명’이라는 면죄부를 주는 것만 봐도 인간이 소유하고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 중에 이처럼 확실하게 순응적인 것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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