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양력의 시작은 1월로 정해져 있지만 별자리의 시작점은 봄의 기운이 시작되는 3,4월-양자리부터다. 어린아이인 양으로 시작해서 청년인 사자를 거쳐 장년인 사수를 넘고 노년의 물병, 초월의 물고기까지 인생의 희로애락과 함께 성장하고 쇠퇴하는 기운을 나타낸다. 때문에 봄에 태어난 사람들은 순수하고 명랑하게 삶을 즐기고 여름에 태어난 사람들은 결단력과 추진력, 모험을 사랑하며 가을에 태어난 사람들은 사색하고 고뇌하여 발전하고 겨울에 태어난 사람들은 정리하고 되새기면서 완성하는 계절별로 비슷한 기질을 가지게 되는 것.
그럼 마녀의 별자리궁합을 이해하는데 4가지 속성과 4가지 계절에 따른 분류만 알면 되느냐? 아니지. 그럼 너무 쉽게? 여기에 여름과 겨울을 정점으로 나누는 동지와 하지. 그 안에 또 비밀이 있어요. 점성학 책에서는 온갖 어려운 말로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대목인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거야. 해가 긴 시간과 해가 짧은 시간. 낮을 주관하는 별들과 밤을 주관하는 별들이 나뉘게 될 때 그 기운을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성향이 결정된다고 믿는 거지. 그래서 얻은 결론은? 겨울부터 봄까지는 해가 차오르는 오름의 시간.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해가 기우는 내림의 시간. 오름의 시간은 기본과 결말을 중시하고 내림의 시간은 변화와 과정을 중시한다. 12개의 별자리들이 양극만 갖고 있다면 너무 뻔~할까봐 일부러 뒤섞은 것처럼 센스 있고 재미있는 구성이다 싶은데 나만 그런가? 이를테면 어리고 젊은 혈기에 마냥 가벼울 것 같은 전반기의 6별자리들 중에서도 양, 황소, 쌍둥이는 조직하고 게, 사자, 처녀는 움직인다. 사색적이고 침착한 후반부의 6별자리들 중에서는 천칭, 전갈, 사수가 직관하고 염소, 물병, 물고기는 분석한다.
게다가 엄청난 녀석이 또 있다. 이름하여 별자리 수!호!성!
양-화성, 황소-금성, 쌍둥이-수성, 게-달, 사자-태양, 처녀-수성, 천칭-금성, 전갈-명왕성(얘, 태양계에서 물 먹었는데 그것조차 얘의 매력이지. 전갈이 달리 비밀의 별자리겠어?), 사수-목성, 염소-토성, 물병-천왕성, 물고기-해왕성. 수성과 금성은 각 2개씩이나 되는 별자리의 기운을 좌지우지하지만 그만큼의 세력을 얻는 대신 '보편적'이라는 꼬리표를 단다. 왜? 12중에 4면 이미 다수의 면모를 보이게 되니까. 수성(쌍둥이,처녀)은 정보력을 제공하는 대신 오판의 위험을 안고 금성은(황소, 천칭) 화려함의 이면에서 파생된 고독을 갖는다. 이 안에 속하는 사람이 제일 많다는 얘기는 이것이 인간사의 보편화된 모습이라는 얘기다. 내가 말했지? 점성학은 통계의 학문이라고~~~!! 화성이 명령하는 양, 달이 받드는 게, 태양이 함께 하는 사자, 명왕성이 숨겨주는 전갈, 목성이 비춰주는 사수, 토성이 지켜주는 염소, 천왕성이 흔드는 물병, 해왕성이 보호하는 물고기. 앞서 언급한 것들만 꿰어도 엄청난 경우의 수가 생겨난다.
그리고 챠트, 국산말로 바꾸면 천궁도라고 불리는 표가 있지. 기본 성향과 운명을 암시하는 태어난 날과 시간의 챠트, 시시때때로 변하는 별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현재 시점의 챠트. 점성학은 이 복잡한 걸 읽어내고 썰을 푸는 것이 최종단계다. 그러나 재미난 궁합을 보겠다면서 길 가는 사람들 붙잡고 달이 어쩌고 상승궁이 어쩌고 태양궁이 어쩌고 하기 시작하면, 악! 나 그거 몰라도 돼! 소리가 저절로 나올 테니까 그런 어려운 건 나와, 비슷한 똘기를 가진 소수의 인간들만 알고 가는 걸로 하고. 아! 별자리 궁합 얘기하면 뜬금없이 혈액형 얘기로 김 빼는 분들 꼭 등장하시는데, 아우, 제발! 스마트한 시대에 스마트하게 사는 사람들이 화제꺼리로 올리기엔 근거가 너무 빈약하쟈네!!! 확률25%라니, 구려도 너무 구려!!! 통계와 분석으로 점철된 나의 학문을 그따위 끼워 맞추기 장난질에 비교하는 우를 범하지 마시길 진심으로 바라며! 각각의 별자리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 프롤로그의 마지막 단계, 성향에 대해 집고 가자.
물은 물과, 불은 불과, 흙은 흙과, 바람은 바람과 통한다.
좀 더 세고 약하고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인 성향이 같기 때문에 금방 말이 통하고 쉽게 이해해주는 사이가 되는 거다. 이 관계의 단점은 서로의 생각이나 느낌을 다 알고 있다 착각하는 것에 있다. 속을 들키고, 다가올 상황이 예상되는 단순함이 부지불식간에 단절과 이별을 부르게 되는 것. 사람의 마음이 참으로 간사하기 짝이 없어서 편안함이 좋다 하면서도 지루해 하고, 스스로 강렬하기에 다른 강렬함을 버거워하며 변덕이 변덕을 참지 못하고, 고집이 고집을 이기지 못한다. 둘 중 하나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같이 목청을 높이고 같이 입을 다무는 악순환을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돌아선다.
물과 불, 바람과 흙은 서로 극한 성질을 가져서 신기하다. 스스로에게 없는 많은 부분들을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르다 싶어 거북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자꾸 끌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얌전한 사람이 불같은 상대와 사랑에 빠지고 완벽주의자가 실수투성이의 연인이 되는 것이 그 좋은 예다. 그러나 상호보완적이며 완벽한 조합 같아 보이는 이 관계도 함정은 있기 마련. 서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이질감. 지나친 극단이 부르는 불협화음은 가치관의 차이나 호불호의 논쟁에서 서로의 이해를 얻기 힘들다. 안타깝지만 사실이 그렇다.
때문에 가장 좋은 궁합은 다르면서 비슷한 조합이다. 물과 바람, 흙과 불. 다른 성질이지만 서로에게 극하지 않고, 상호보완적이지만 관계의 주종이 명확한, 바람이 물을 이끌어 바다로 향하게 하고, 불이 흙을 달구어 금을 만들어내는 것. 불에 속하는 사자, 사수, 양들은 흙을 보완하고 단련시킨다. 흙에 속하는 황소, 염소, 처녀들은 불의 별자리들과 함께 할 때 즐겁고 유쾌해지고 행복하다 느낀다. 또한 어지간한 돌연변이(별자리계에서도 돌연변이는 존재한다)가 아니고서는 이 둘의 조합에서 시간을 낭비하거나 허비하는 일이 없다. 이들 조합의 목적이 생산성의 향상이기 때문이다. 일을 해도, 놀아도, 하다못해 푹 쉬러 휴가를 가도 마음에 남는 뭔가를 얻어올 수 있는 팀웍의 화신들. 성공을 눈앞에 보여주고 하자고 덤벼도 겁이 나서 꼼짝도 안하는 처녀도 사수나 양이 꼬드기면 뭔가를 해보겠다고 나서는 판이니 흙들이여, 그대들의 곁에 불들을 두시라~ 그대들 인생이 그야말로 아름다운 분홍빛이 될 것을 확신한다. 그럼 불은 어찌 되는 거냐고? 어쩌긴 뭘 어째? 상대에게 스스로를 바쳐서 생산적인 그 무엇을 창조하는 성취감을 얻는 걸로 만족하는 거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천천히 움직이는 물을 부추기는 건 바람. 정보에 빠른 대신 성급하고 고집스런 바람이 불, 흙, 물을 똑같이 부추겨도 물만 트러블이 없고,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 바람이 불을 잘못 건드리면 주변을 다 태우는 사고가 일어나고 흙은 꼼짝도 안하면서 먼지만 일으키니 성가시기만 할뿐 생기는 건 아무것도 없이 서로 스트레스만 쌓이는 꼴. 본의는 아니지만 자기도 모르게 전달자가 되어 이런저런 문제를 일으키는 쌍둥이, 천칭, 물병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전갈, 게, 물고기들. 아, 물론, 전갈은 가끔 가슴을 쿡 찌르는 말들을 내뱉고 게는 이도저도 아닌 묘한 답변으로 말을 흐리고 물고기들은 바람들이 처한 문제보다 더 심각하고 대책 없는 난제를 들이밀 때가 많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끔. 무조건 맞장구쳐서 오히려 겁을 먹게 하는 불들이나 뚱한 표정으로 이치를 따져가며 기를 죽이는 흙들에 비할까.
생명보다 더 귀한 사랑이라더니 원수처럼 싸우고 너 없으면 못산다고 방방 뜨더니 언제 얘긴가 싶게 찬바람 쌩쌩 날리며 주변을 남극이나 북극으로 변신시키는 상극의 사람들. 물과 불, 바람과 흙이 만나면 주변이 피곤해진다. 끊임없이 분쟁을 만들어내면서 주변인들을 심판으로 세우는 일을 벌인다. 웃기는 건 이들이 싫어하면서도 계속 만나는 거다. 잠깐 좋았다가 오래 싸우는 희한한 관계인데도 강약의 조절에 따라 환상궁합이 되기도 하는 최대 변수를 얻어낸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커플이다.
인간관계의 궁합에서 평등은 없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강자와 약자가 정해지고 언제나 강자, 언제나 약자 또한 없다. 단! 대부분 강자와 대부분 약자는 존재한다. 단순하고 표면적인 조건과는 또 다른 에너지의 크기에 분명한 차이가 있어 어떤 사람은 대중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어떤 사람은 그의 협조자로 살며 그 외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따르는 계층과 구조가 서로 간에 저절로 생겨나게 되는 것. 사랑과 연애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대는 만나는 내내 나를 지치게 하고 어떤 상대는 만나는 내내 나를 들뜨게 한다. 나는 같은 사람인데 내가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내 반응이 달라지고 삶이 변하면서 일상도 바뀐다. 그 때문에 우리는 스쳐 지나기도 하고 다시 만나기도 하면서 각기 다른 시간의 현재를 살고 있다. 그러니, 늘 약자라고 울기만 하는 그대,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주변을 살펴보시라. 그대의 눈높이와 딱 맞는, 혹은 맞춰주는 이들이 반드시 존재하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Are you re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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