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OSTCARD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녀 Nov 26. 2018

나비의 춤



나는 이 긴 겨울을 참아낸다.

지독하게 외롭다고 뇌까리면서

때로는 네가 버리고 간

그 얇디 얇은 허울을 뒤집어써도 보지만

해가 파고들어 쪼개버린 내 심장이

너를 떠올리는 걸 원하지 않아


나는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닌

이 독하고 질긴 파장을 피해

가볍게 날아오를 것이다.

날아올라서 너를 밟고 설 것이다.

나일 수도

너일 수도 있는

우리를 버리고           

너무 뜨거워서 손짓도 녹겠지.

너무 날카로워서 날개도 찢겠지.

그래도 나는 날 거야.

한 꺼풀을 벗어

또 한 줌의 눈물을 뿌리고

세상을 버리고

세상을 얻는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아름다운 노래가 될 거야.

슬픈 시가 될 거야.

가볍고 가벼운 날개로

나비의 춤을, 꿈을 출거야.       





매거진의 이전글 쓴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