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긴 겨울을 참아낸다.
지독하게 외롭다고 뇌까리면서
때로는 네가 버리고 간
그 얇디 얇은 허울을 뒤집어써도 보지만
해가 파고들어 쪼개버린 내 심장이
너를 떠올리는 걸 원하지 않아
나는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닌
이 독하고 질긴 파장을 피해
가볍게 날아오를 것이다.
날아올라서 너를 밟고 설 것이다.
나일 수도
너일 수도 있는
우리를 버리고
너무 뜨거워서 손짓도 녹겠지.
너무 날카로워서 날개도 찢겠지.
그래도 나는 날 거야.
한 꺼풀을 벗어
또 한 줌의 눈물을 뿌리고
세상을 버리고
세상을 얻는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아름다운 노래가 될 거야.
슬픈 시가 될 거야.
가볍고 가벼운 날개로
나비의 춤을, 꿈을 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