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vs 네프콘
바깥을 안 나간다. 낮에는 아직 너무 덥고 밤에는 칼부림이 무서워서 혼자 나갈 수가 없다. 그렇게 집에만 며칠 째 콕 틀어박혀서 글을 쓰고 유튜브 영상을 만든다. 집중도 잘 되고 몸도 편안하다. 다만 조금 외롭달까. 친구랑 통화를 하지 않는 날이면 애인이 퇴근해서 집에 올 때까지 말 한마디 꺼낼 일이 없는 생활이다.
이런 내게 하늘이 열리고 빛이 내려오는 순간이라면 바로 조회수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흐흐흐. 브런치는 하루에 80~160회 정도의 조회수가 나온다. 조회수 상위 3순위까지를 밝혀보자면 대부분 1순위는 "여자의 첫 경험, 아픈가요?"라는 글이다. 글 하나에서 매일 70~130회 내외로 조회수가 나온다. 2순위부터는 자주 바뀌는데 지금까지는 "친구가 자살하려고 해요."였다. 근데 최근에 "뭐? 부모랑 연을 끊었다고?"라는 글을 쓴 뒤에는 이 글이 2순위를 달리고 있다.
브런치 첫 글이 2019년 3월이었더라. 4년 넘게 글을 썼지만 하루 조회수는 100회 정도에 고정되어 있다. 처음에는 하루 뷰가 70만 나와도 행복했었던 게 기억난다. 내 글이 뭐 예술성 있는 글도 아니고, 소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조회수를 생각하면서 글을 써본 적도 없다. 그럴 줄도 모르고. 그래도 가끔 다음이나 카카오 메인에 걸리면 그게 그렇게 뿌듯하고, 그럴 때 구독자 수가 늘어나는 것도 기뻤다. 내가 쓰는 많은 글 중에 어떤 글이 메인에 걸리는지 느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여자의 첫 경험, 아픈가요?"라는 글은 메인에 걸린 적이 없지만 조회수가 12만이 넘었다. 이 쪽 얘기는 앞으로 계속하면서 유튜브에도 만들어서 올릴 예정이다. 두 번째로 조회수가 많은 글은 "서른넷, 콜센터 취직하다"라는 글이다. 조회수 2만 6천이다. 월급이 반토막 나더라도 콜센터에서 일하겠다는 결심과 면접후기를 담은 글이다. 메인에 걸려서 콜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응원을 받았더랬다. 세 번째 글은 두 달 전에 신도시로 이사 와서 쓴 글인데 "둘이서, 원룸에서 쓰리룸으로"라는 글이다. 이 글도 메인에 걸렸고 조회수는 만 2천 명이 나왔다. 집도 예쁘고, 공감도 된다는 댓글이 달려서 기분이 좋았다. 조호수 4위는 "친구가 자살하려고 해요."라는 글인데 8천 뷰가 나왔다.
이렇게 보면 메인에 걸리는 것보다 하루에 꾸준히 나오는 조회수가 더 의미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첫 경험에 대한 얘기는 사실 성폭력 예방 콘텐츠이다. 유튜브에서도 같은 내용의 영상을 올렸는데 1주일 만에 5만 뷰가 넘게 나왔었다. 그냥 이런 분야가 있는 것 같다. 조회수가 잘 나오는 분야. 특히 이런 성에 관련된 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많이 돌지, 브런치처럼 이름 내놓고 글 쓰는 사람들이 다루는 주제는 아니라서 사람들이 이 주제의 글을 브런치에서 발견했을 때는 신뢰가 더 가서 클릭하지 않을까 싶은 추측을 하고 있다.
이 와중에 네프콘에서 조회수가 터졌다. 이틀 전에 올렸던 글이 3개인데 그중 "평균 13.6세에 첫 경험한다는 아이들, 성교육은 언제부터?"라는 글인데 이틀 만에 4천 뷰가 나왔다. 브런치에도 있는 글, "친구가 자살하려고 해요."를 조금 더 발전시켜서 작성한 글은 이틀 만에 조회수 1,600이 나왔다. 이게 무슨 일일까. 네프콘을 시작하며 주변 사람 몇 명에게 연락을 드려봤는데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라는 플랫폼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다. 나도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었고. 그런데 조회수는 브런치보다 높다. 이유가 뭘까?
이유는 아직 모르겠지만 일단 기분이 좋다. 방구석에서 혼자 하루 종일 일하는 생활이 겨우 일주일 됐나? 벌써부터 외롭고 적적한 마음이었는데 조회수가 말해주는 것 같다. 혼자가 아니라고, 응원할 테니까 열심히 쓰고 만들라고.
물론 네프콘의 경우에는 앞부분 읽다가 구매를 해서 뒷부분까지 읽게 되는 방식인데 구매나 구독으로 이어진 비율은 굉장히 적었다. 내가 필력이 부족해서 그럴까. 흑흑. 아쉽다. 그래도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는 거니까. 일단 지금을 딛고 또 열심히 써 보면 될 것 같아.
내 콘텐츠가 쌓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목소리가 닿게 되는 날을 상상한다. 사람들의 사연도 받고, 같이 고민도 하고. 나중에 구독자가 좀 쌓이면 언젠가 라방을 해보고 싶다. 사람들이랑 조회수, 댓글로 소통하는 것도 좋지만 나중에는 대화를 하고 싶다. 다들 어떻게 사는지, 어떤 고민을 하면서 사는지 너무 궁금하고 듣고 싶어. 응원하거나 위로할 줄은 모르지만 그래도 듣고 싶다. 아마 내가 상담을 해보고 받아보면서 알게 된 게 아닐까? 내 기분과 상황에 대해서 말로 하면 훨씬 기분이 좋아진다는 거.
내 콘텐츠의 방향을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내가 하는 얘기는 결이 다 비슷하다고 하더라. 걱정 없이 그냥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있으면 될 것 같다. 네프콘 조회수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조회수 걱정 없이 내 속마음 얘기 쓸 곳은 브런치뿐이야. 나중에 유튜브에서도 신기한 일이 생기면 브런치에 소식을 공유해야겠다.
조회수로 세상과 연결되는 삶이라니. 어딘가 이상한 삶을 살게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