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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Studio Feb 02. 2017

아프리카 밤하늘 쏟아지는 별

남아프리카 공화국 - 0

 

청소년 사역 전날, 찬양팀 연습을 마치고 돌아온 영아와 다솜이. 밤수영 갈까 말까 하는데 즐거움을 사랑하는 지영이의 추진력으로 나도 고민하다가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다들 잠든 시간이어서 거리가 텅 비었고 고요했다. 우리가 총총총 맨발로 걷는 소리, 추워 추워 낄낄대는 소리만 들렸다. 야외 수영장 물에 발을 담갔는데 차다. 차다 차다 하면서도 하나 둘 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 앞에 서서 한참을 고민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서도 '난 못해. 난 못 들어가. 춥고. 우리가 떠들어서 아까 우리 방에 찾아온 제이콥이 또 나타나면 어떡해. 나라도 멀쩡히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들어가서도 저렇게 웃지 못할 거야.' 고민했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모양새 좋은 구실은 카메라. 찾으러 숙소로 돌아왔다. 비키니 위에 입은 래시가드를 벗고 셔츠랑 청바지로 갈아입었다. 영아, 다솜, 지영이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데 지영이가 계속해서 나를 불렀다.


"부영아. 그냥 들어와. 와서 여기 밤하늘 좀 봐!"


밤하늘? 갑자기 이상하게 용기가 났다. 정말 이상한 용기였다. 카메라를 내려놓고 셔츠랑 청바지를 훌렁훌렁 벗고 난생처음 입은 비키니 차림으로 물 안으로 들어갔다. 지영이가 튜브를 빌려주었다. 물이 생각보다 따뜻했다. 튜브에 몸을 맡기고 둥둥 떠다니면서 밤하늘을 보고 쏟아지는 별을 보고 쪼록-쪼록- 물소리를 듣고.

영아가 물속에서 거꾸로 발 들기 하는 것을 보고 지영이가 노란색 사자머리를 하고 수영 배우는 모습을 보고 다솜이가 찰랑찰랑 소리를 내며 수영하는 것을 보았다. 웃음소리를 듣고 이 장면을 보는데 새삼. 행복했다.

남아공에서 몰래하는 밤 수영이라니. 내 삶에 이런 순간이 주어지다니. 감격스러웠다.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었다. 순도 백 퍼센트 행복감이었다.


수영을 끝내고 들어와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수영복 차림으로 따뜻한 벌꿀 루이보스 차를 마셨다.

내 경험의 영역을 넓혀주는 나의 친구들이 있어서 참말로 감사하다. 이런 친구들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셔서 또한 감사한 12월 밤이었다.       


2016년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Bela-Bela에 위치한 리조트, 밤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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