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시대 우리가 직면한 상황에 대해 감히 우리 청소년계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나눠보려 한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청소년계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상상해보았다. 글을 작성하면서 다양한 관련 기사와 논문, 도서 등을 확인하고 검토하였지만 지금 꺼내놓는 것의 대부분은 개인적인 주장이기에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이러한 고민들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가 논의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이 되길 바란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1년 전의 0.92명보다 0.08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한 아이의 수는 27만 2,400명으로 전년 대비 10%(3만 300명) 줄어들었고 그에 비해 사망자 수는 지난해 30만 5,100명으로 전년보다 3.4%(1만 명) 증가했다. 즉, 우리나라 인구가 1년 사이에 약 3만 명 정도 줄어든 것인데 이는 지난해 처음으로 발생한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적은 데드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점차 심각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인구(9~24세)는 줄어들고 고령 인구(65세 이상)는 늘어나고 있다. 현재 청소년 인구는 약 854만 2000명으로 총인구의 16.5% 수준이다. 1982년 1,420만 9000명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 중이다. 40년 전에 비해 60% 줄어든 청소년 인구는 40년이 지난 2060년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고령인구는 812만 5,000명으로 전체 15.7%이며 2060년에는 43.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폭발하는 인구로 골머리를 앓는 지구촌의 문제와 달리 프랑스,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과 함께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감소 현상, 즉 인구절벽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사회현상이 되었다.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로 노동 인력이 줄어들면서 재정 지출은 급증하고 지방은 소멸 위기에 있다. 경제, 사회, 문화, 정치 전반에 걸쳐진 다양한 문제가 인구와 맞닿아 있기에 모두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청소년 인구 감소의 문제는 매우 현실적이다.
특히 우리 청소년들에게 인구절벽의 문제는 매우 현실적이다.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입시를 준비했더니 대학과 전공은 정원 미달이 되어 서로 합치거나 사라지고 있으며 취업 후에는 수입의 60%를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로 내야 한다고 한다. 각종 매체에서는 인구구성의 변화에 대한 문제점만 꺼내놓고 걱정만 늘어놓는다. 우리는 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청소년계는 이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저출산 고령사회를 방지하고 극복하기 위해 청소년들은 자라서 결혼하고 출산을 해야 한다는 교육은 더 이상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 국가를 위해서 개인의 행복과 선택이 희생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보다 개인의 삶과 인간관계에서 결혼과 출산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교육과정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청소년 활동에서도 공동체와 개인과의 관계 맺기, 개인과 개인의 관계 맺기, 집단과 집단의 관계 맺기를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이를 프로그램으로 녹여내야 하겠다. 인구 교육은 단순히 인구에 대한 교육만이 아닌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인과 공동체 모두를 위한 교육을 의미하며 이러한 교육의 주제를 청소년 현장에서 프로그램으로 적극 활용하여 지역 청소년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또는 청소년과 노인과의 교감(공감)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청소년에게 미래를 강요하지 않고 노인에게 과거를 강요하지 않는 모두가 현재를 살아가는 주체로서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꾸준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 속에서 활동 프로그램이 펼쳐져야 할 것이다. 즉,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세대 간 연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말이다. 청소년 수련시설과 노인복지시설, 청소년지도사와 사회복지사와의 연계협력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세대 공감의 기회가 다양해진다면 우리는 변화하는 사회를 받아들일 자세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활동의 민감한 대응이 필요할 때다.
이렇듯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에 따라 우리의 활동도 그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움직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청소년 지도방법, 청소년기관의 운영, 청소년활동의 다변화 등 보다 세련되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이끌어야 할 바로 그때 말이다. 일상이 송두리째 변화된 코로나 시대, 우리는 청소년활동을 펼쳐나가기 위해 기존의 활동 형태를 벗어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만들어냈다. 비대면 청소년활동, 청소년사업의 디지털화, 의사소통 방법의 전환 등과 함께 공간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또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방향이 변화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정형화된 틀을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연구해왔다. 결코 쉽지 않았던 이 경험의 축적은 인구절벽의 위기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이겨낼 수 있는 노하우를 선사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인구절벽 해소와 관련하여 청소년의 역할에 대한 연구나 정책적 지원이 미비한 상황 속에서 살아왔다. 청소년을 단순히 미래 세대로만 치부하고 주요 정책사항에서 배제되는 것이 당연한 듯 살아왔다. 하지만 인구절벽이라는 사회현상 아래 청소년을 현세대 구성원으로 바라봄과 동시에 앞으로는 다양한 측면에서 청소년의 역량개발 가능성과 문제 완화를 함께 고민하고 나눠야 하겠다. 자연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함께 대화하고 생각을 나누는 토론하는 문화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인구 문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인구는 그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이기에 인구 변화는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중요한 변화 앞에 서서 함께 해야겠다. 청소년 인구 감소로 교육, 복지, 활동 등 청소년계 전반의 재정비가 불가피한 현재,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신 현실을 직시하고 충분히 대비한다면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 방법에 대한 생각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행동한다면 말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과 그들과 함께하고 있는 청소년지도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내 작은 의견이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이 글은 지난 2021년 7월에 발간된 의정부시청소년재단 청소년 소식지 <청미> 4호에 실린 글임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