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EU 등 전 세계적으로도 청소년 참여를 주요 과제로 선언하고 그에 대한 다양한 행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이 국가·지방지치단체의 정책 수립·시행과정 및 청소년시설의 운영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여 청소년의 민주시민역량을 함양하고 수요자 중심의 청소년정책을 실현하고자 청소년 참여기구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특별회의, 청소년참여위원회, 청소년운영위원회가 그 정책의 중심에 있으며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프로그램 공모사업의 참여분야 운영과 지자체별 청소년의회 설치 및 운영 등 청소년 참여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참여 정책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소년 참여기구의 인지도는 현저히 낮으며 성인들의 개입 없이 온전한 청소년 참여를 이루고 있는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의 정책목표 중 매년 등장하는 청소년 참여 및 권리 증진에 대한 정책은 매년 작년과 동일한 수준의 정책과 예산으로 답보상태이며 이마저도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정책의 현실 속에 청소년의 사회참여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결국 청소년 참여기구는 법적 권한과 충분한 자율성 및 자원을 갖지 못하고 청소년 참여 활성화를 이루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청소년 참여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하자면
그래서 나는 청소년이 스스로 삶을 결정하는 참여가 확산되고, 청소년 참여기구의 활성화를 위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다음과 같이 의견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 형식적인 참여가 아닌 실질적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청소년 참여기구는 현재 한계에 도달했다. 규격화되어 있는 참여활동을 하느라 창의적이고 개성이 넘치는 활동을 펼치기 쉽지 않을뿐더러 형식을 따라가다 보니 실질적인 참여가 제대로 이루 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참여기구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경우, 일반 동아리나 자원봉사단과 다를 바 없이 흘러가 결국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형식적인 참여에서 벗어나기 위해 청소년의 참여가 실제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겠다. 즉, 청소년이 단순 의사표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받는 것을 말하며 청소년 참여기구를 강화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는 최근 청소년 이사를 두어 기관 내 주요 의결과정에 청소년이 성인과 동등한 위치에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과 지방자치단체별로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제한적인 소수의 참여가 아닌 일반적인 다수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참여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청소년 참여기구를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기관에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으며 그 마저도 선발 과정에서 탈락한다면 청소년 참여를 경험하기엔 쉽지 않다.
이러한 제한적인 참여의 형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청소년 참여의 공간이 수련시설이나 특정 청소년기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생활공간으로 확대된다면 제한적인 소수의 참여에서 벗어나 일발적인 다수의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청소년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 내 참여기구를 기관의 참여기구와 연계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며 이러한 참여 정책이 펼쳐진다면 소수의 청소년만을 위한 참여 정책이 아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청소년 참여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청소년 참여 포털(with youth)의 기능을 정책 제안 시스템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유럽의 구조화된 대화처럼 토론 주제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며 이 결과를 실제 정책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학교와의 허물없는 정책 연결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세 번째, 체험형 일회성 참여가 아닌 실제적인 일상적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청소년운영위원회 담당자로 청소년과 만나보니 대부분의 청소년은 청소년 참여기구의 임기가 종료됨과 동시에 청소년 참여의 역할도 종료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참여는 청소년 참여기구 안에서만 참여를 체험하는 이벤트가 아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참여는 사회 곳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일상적인 참여와 참여기구와의 연결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청소년 참여와 일상과의 연결을 위해서는 참여에 대한 기회 제공이 시혜적인 혜택이 아닌 당연히 주어지는 권리임을 반드시 인지하고 참여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지역사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가 참여의 주된 공간으로 기능하게 되면, 참여는 특별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적인 삶으로의 환원될 것이다.
다시 말해 청소년 참여기구에서 활동하지 않더라도 청소년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 내에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책을 제안하여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하고 합의된 결정을 도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한다면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서의 참여를 이끌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참여 결과로 도출된 대안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청소년 참여 세미나 혹은 청소년 참여 박람회와 같은 오프라인 만남의 장은 물론 앞서 언급한 청소년 참여 포털(with youth)의 역할과 정책담당자의 피드백 등이 이루어지는 온라인 만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청소년 참여가 '일상적'이고 '실제적'으로 펼쳐지길
청소년 참여는 청소년이 스스로 자신이 속한 주변 환경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말하고 있는데 우리 청소년 계는 그러한 청소년 참여의 환경을 과연 제공하고 있는지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저 만들어놓은 참여의 모델에 만족하며 청소년 참여활동에 대해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 청소년 참여의 정의만을 내려놓고 청소년을 성인의 관점으로만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난 이 글을 작성하면서 청소년 참여와 함께 청소년의 행복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되었는데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청소년 참여가 일상적이고 실제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에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청소년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부디 청소년의 참여가 청소년의 행복으로 이루어져 6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서 언급하고 있는 현재를 즐기는 청소년, 미래를 여는 청소년, 청소년을 존중하는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바라본다.
이 글은 2019년 여성가족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청소년 주도적 참여기구 개편 및 중장기 발전방향」에 관련 토론문의 일부임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