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두 번째 관사의 갑은 소리 지르는 관사소장이었다.
친정엄마 덕분에 편-하게 조리원에서 지내다가 돌아와서
어찌어찌 도우미이모없이 지낸 신생아시절은
지내다 보니 좋은 소식이 들렸다.
전출이 되었다고
그것도 내가 가고 싶던 지역이라는 거
그 지역은 정출/정퇴에 육아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라
모든 여자들의 꿈인 지역이기에,
버틸 수 있었다. 몇 개월간의 독박육아도.
군관사에서의 이사는 정말
내가 다~ 해야 하는 일들이었다.
가스인솔, 이사팀인솔부터 시작으로
군부대에 전출신고를 하면, 군부대에서
집상태를 확인하러 오게 되던
4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이리 뛰고 저리 뛰던 와중
상대방은 대대에 인사를 하러 가였고
이제 군부대 사람들이 인사를 하러 왔었다.
그리고 우리 집에 하루 걸러 오던 사람들이
싸늘하게 아무도 도움 없이 쳐다보던 그 눈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이던
그렇게 타 지역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타 지역에서의 시작은 순탄치 않은 시작이었다.
처음이사는 잘 마무리되었지만
이사하고 4개월 아이와 함께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의 시작은
정말 낭떠러지 앞에 서있는 기분이랄까?
그때에도 안 먹고 안 자는 아이는 나를 정말
하루하루 피골이 상접하게 만들었고
상대방은 오랜만에 동기들을 만났다고
매일이 그냥 회식이었던
이동한 지역은 <남자에게 편안한 대대>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렇게 매일 한없이 아직 어린아이와 집에만 있다가
베란다에서 미니 수영장을 말리던 와중
그 지역에 정말 엄청난 장마가 시작되었는데
아랫집이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관리실을 부르게 되었는데
아랫집선배가족분들은 이거 우리 집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낡은 외관을 보수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하지 마라고 하였는데
선배가족분들이 가자마자
관리소장이 우리 집에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기 시작하였다.
"야 어디 어린 게 어른한테 말대꾸야!"라고 하여서
우선 누워있는 아이를 안고
현관문 열렸다고 들어오지 말고 나가주라고 하자
관리소장은 나에게
"야 애 들고 있음 무기냐? 애가 무긴 줄 알아?"라고
오히려 더 소리를 지르고 집안을 신발로 걸어다녔다.
맨 처음에 집안상태를 확인하러 온 경비실직원은
샘통이다는 듯 킥킥 거리며 웃고만 있었다.
그 와중에 어떻게 나는 그런 정신이었는지
그 소장의 행태를 동영상촬영을 하였고
상대방에게 집으로 오라고 하였다.
조퇴는커녕 정퇴 하고 온 상대방은
또다시, "무시해~"라고 하였고
이제 이 사람은 나에게 버팀이 안된다 싶어서
그 소장의 행태를 나는
온갖 뉴스에 제보하였고 마지막에는
국민신문고에 올리자마자 군부대는 발칵 뒤집혔다.
군에서 우리 집에 와서 해결해 준다고 걱정마라는 그 말에
갑자기 왈칵 눈물이 쏟아진 그날,
상대방은 헐레벌떡 퇴근하고 말했다
"왜 일을 크게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