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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May 11. 2024

오늘까지만 살고 싶었다면

작년 이맘께, 제가 삶을 마감하려고 했었어요.


욕심과 어리석음으로 가족들의 삶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딱 하루씩만 더 살아보자 했더니 1년을 살 수 있었어요.
지금도 가끔 쓰는 방법인데, 이렇게 하면 앞으로 50년도 더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작년의 저와 비슷한 마음을 가진 분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오늘처럼 비오는 날에는 유난히 더 힘들겠지만,
이런 방법도 있으니까 꼭 살아남으라고요.



나는 살아남기만 해도 성공이다.


많이들 성공의 기준을 높게 잡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그냥 살아있기만 하면 성공이에요.

요단강을 건너거나 건너지 않거나, 딱 그것인데
건너지 않는 것을 선택하면 돼요.

'살기로 선택한다' 하고 오늘 하루만 더 살아내면
우리는 오늘의 생명을 하나 살리는 거예요.

꼭 다른 생명을 살려내어야 고귀한 삶인가요?

어쩌면 내 생명을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하고 고귀한 가치를 지키는 거죠.


우리는 그걸 해내는 거예요.



패리스 힐튼의 관점에서,
팔레스타인 난민의 관점에서


제 삶이 갑자기 무너져내렸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어리석은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고,
앞으로 펼쳐질 고난의 시간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패리스 힐튼의 눈으로 제 삶을 보면
그냥 처음부터 계속 거지였네요 :)


기복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쭉~ '그 돈으로 어떻게 사냐' 싶은 거지의 삶이요.

제가 뭐 얼마나 대단하게 실패했다고 감히 삶을 접을 수 있겠어요.



그리고 팔레스타인 난민의 입장에서도 보았어요.

하루가 아니라 몇 시간 후의 생사도 알 수 없는 삶.

내 눈앞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보아야 하는 삶.

그러면서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먹을 것을 입에 욱여넣는 분들의 눈으로 보면,

제가
감히
어떻게
마음대로
마감을 해요..



하고 싶었던 일을 아직 다 못했다


답답했어요.

정말 속상한데, 억울해서 미치겠는데, 할 수만 있다면 미국으로 가서 파월 아저씨의 멱살을 잡고 싶었는데..

응..?
그러고 보니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시도조차 못했더라고요.

아직 하지 못한 말들이 있다고, 귀 열고 내 말 좀 들으라고 세상에 소리쳐야겠더라고요.

해야겠다.
갈대밭에라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라도 쳐야겠다.

개똥밭에서 구르고, 온몸에 똥을 묻히고 구더기와 더불어서 살게 되더라도,


하고 싶은 건 해 봐야겠다, 싶었어요.



이대로 가면 가장 못난 모습으로 박제되는 거다


미래를 생각했을 때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그저 이 고통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어요.

마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목이 조여오는 것 같았고
온몸을 바늘로 찔리는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지금 마감을 해 버리면,
나는 이렇게 못난이 멍충이로 박제가 되어 버리는 거예요!



정말 아프다


당연하지만 현실적으로
정말 아파요.

지금 잠깐 떠올리기만 해도 몸서리가 쳐질 만큼 진짜 아파요.

사람이 그렇게 약한 존재가 아니거든요.
웬만해서는 살아남을 수 있어요.

그걸 뛰어넘는 정도여야 하기 때문에,
진짜 진짜 아파요.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

지금 신체적으로 후유증이 없다는 게 감사하고, 기적이에요.​

그냥 한 번 시도해 볼까, 하는 연약한 마음이면 절대 하지 마세요.

진짜 욕 나오게 아파요.



순간순간, 계속, 끊임없이 좋은 것을 선택하세요


나쁜 생각으로 빠져드는 것이 기본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는 것은 에너지를 써야 하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어느 한순간 좋은 쪽으로 생각했다고 해서 끝나지 않아요.

순간순간 '내가 지금 하는 생각과 행동이 정말 좋은 것인가?'를 새롭게 생각하시길요.

그리고 좋은 것을 선택하세요.

이걸 계~~~~속
끊임없이 주구장창 해 보세요.

앞으로의 날들이 안 보인다면 그냥 지금 좋은 것을 택하세요.

올바르고 맞는 것, 나 자신을 살리는 것을 그냥 지금 택해요.

소중한 당신이 웃을 수 있는 것을 택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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