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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Aug 02. 2024

약간 여유 있을 때가 오히려 더 후졌어

2~3년 전 약간 여유가 있을 때를 생각하면

오만하면서도 열등감에 젖어 있던 후진 모습이 떠오릅니다.


오만함과 열등함을 생각으로만 하고,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지요.


더 가지지 못해서 안달이었어요.


엊그제 엄마 아빠가 생활비에 보태라고 용돈을 주고 가셨어요.


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나 하면서 울다가, 

그래도 부모님이 이 정도로 건강 유지하고 계신 게 감사하지 하다가,

다시 속상해하다가 반복했지요..


그리고 온라인 장보기를 하는데, 웬만한 것은 사지 않으려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내가 지금 이런 거 먹을 때냐?' 하고 아끼게 됩니다.


출처: Pinterest pngtree


다시 제대로 사는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약간 여유 있을 때에는 오히려 더 좋은 것을 가지지 못하는 걸 속상해했었어요. 

대단치도 않은 사람들이 돈을 훨씬 많이 버는 것을 속상해했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니 그런 내 모습이 진짜 후졌어요.


지금은 어떤 생각이 들든지 '이나마라도 얼마나 감사한지'로 끝납니다. 이게 훨씬 낫습니다.


나이에 맞지 않게 꾸미기까지


2~3년 전에는 약간 여유가 있으니 명품이라는 장신구를 하나씩 사게 되었고, 샤랄라 한 원피스도 몇 벌 장만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젊고 예쁜 언니들이 부럽고, 어떻게든 자글자글한 주름과 기미를 감추고 싶어졌어요.


화장이 조금씩 진해지고, 향수를 더 뿌리기도 하고요.


지금까지도 이왕 가지고 있는 목걸이와 귀걸이이고 옷이니까, 하고 계속 입다가 

어느 순간 엄청나게 부끄러워졌어요.


'한 달 한 달 겨우 살아내면서

이렇게 꾸미고 젊어 보이려고 하는 게

역겨워.'


깨끗하고 단정한 차림으로 출근하는 것과 별개로요.

어쩌면 겉보기는 비슷해도, 마음 자세가 달라진 것일지도 몰라요.

호감을 주는 단정한 차림은 유지하되,

'좀 젊어 보이나요?' 하면서 억지를 쓰지는 않는 것.

그게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겠구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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