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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Aug 03. 2024

중심에 다른 사람을 두지 마세요

몇 번씩이나 요단강 앞에서 섰으면서도
이제야 번쩍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내 삶의 중심에 다른 사람들을 두었구나.
정작 그들의 생각이 어떤지도 모르면서.

황창연 신부님의 강연 중에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야 나 자신을 챙기지 못했음을 깨닫고 서러워했던 할머니'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는 내내 가족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하며 희생했는데,
삶이 다한 지금 와서 보니 아무도 그 공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이제야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은데,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신부님은 이런 분들이 안쓰러우면서도, 한편 화가 나기도 한다 하십니다.
누가 그렇게 살라고 했냐고.
아무도 그런 삶을 강요하지 않고, 강요할 수도 없다고요.



저도 요단강까지 가는 동안에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와
"가족들에게 미안해서 도저히 나를 살려둘 수가 없다." 였어요.

중심에 내가 없는 생각이에요.

물론 극도의 실망감과 우울감으로 인한 통증을 참을 수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그 근본에 가족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있었어요.

요단강에서 돌아 나온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차분하게 여러 사건을 조합해서 곰곰이 생각했어요.



우리는
깜짝 놀랄 정도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모르고 있다.



그러니 삶의 중심에 다른 사람들을 두면 안 돼요.
다른 사람을 위한 희생이
누구도 원하지 않았기에 아무 소용 없을 수도 있고,
오히려 그들은 내가 희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하지 않기를 바랄 수도 있어요.

오직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을 살라는 게 아니에요.
다른 사람을 중심에 두느라 나를 다치게 하지는 말자는 뜻입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서서
'이 삶이 아닌가벼.' 라고 나폴레옹처럼 말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물어야 합니다.

이 삶이 맞는지.
지금 이 순간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세상의 잡음과 내 얄팍한 핑계를 모두 제거하고, 진짜로 내가 원하는 선택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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