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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Aug 09. 2024

기습적인 폭우를 만난 것처럼

요즘 부쩍 잦은 기습적인 폭우를 보며, 우리 사는 것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엊그제 잠시 밖에 나가면서 우산을 챙길까 말까 하다가 접는 우산 하나를 챙겨갔어요.

장마가 끝났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과, 해가 너무 쨍쨍하면 양산으로 쓰지 하는 마음으로요.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올 때만 해도 햇빛에 눈이 부실 정도였는데, 중간에 빵을 사러 가는 길에 날이 꾸물거리기 시작하더니

빵을 사는 그 짧은 시간 동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오전에는 이렇게 쨍쨍했는데
몇 분 만에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


순식간에 신발과 양말까지 다 젖어서 철푸덕거리면서 집에 들어오는데, 아파트 현관에 들어설 때쯤 거의 그치는 것을 보니 헛웃음이 나더라고요.



살면서 맞는 위기도 기습적인 폭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대성 기후에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른다면서 우산을 준비한 사람은 위기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지요.

반면 장마가 끝났고 해가 이렇게 쨍쨍하니 우산은 없어도 된다고 했던 사람이라면

쏟아지는 비에 얼른 대응해야 합니다. 

우산을 사거나, 뛰어서 실내로 들어가거나요.

본인의 역량을 끌어모아서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거나, 

당장은 아프더라도 상황을 인정하고 빠르게 태세를 전환하는 거죠.

가장 나쁜 태도는 위기 상황도 인정하지 않고 서로 다투는 것입니다.

이 날씨에 왜 우산도 준비를 안 했냐는 둥,

그러게 왜 지금 나와서 폭우를 맞냐는 둥,

비는 쏟아지는데 제자리에 서서 싸우는 게 제일 나쁜 자세입니다.

천만다행으로 폭우가 금방 멈춘다면 잠깐 비를 맞고 말겠지만, 만약 몇 시간이고 엄청난 비가 쏟아질 때에는 체력이 약한 경우 치명적일 수도 있어요. 


서로 다투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면 

우선 혼자라도 그 자리를 벗어나서 실내로 뛰어가든, 우산을 사든 해야 합니다.

나 혼자라도 뛰어야 다시 가서 우산을 씌워줄 수 있을 테니까요.


같은 날은 아니었지만, 비 갠 후 저녁


엊그제는 폭우가 금방 그쳐서 다행이었습니다.

세찬 비가 계속 내리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니까요.

이번에 갑작스런 폭우에 당해 보았으니,이제 우산도 항상 준비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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