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아름다운
봄이 되니 마트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동네의 꽃집에서도 예쁜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여쁜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는 꽃들을 한동안 구경만 하다가 어제는 집에 가는 길에 있는 꽃집에서 물망초와 비덴스를 사서 화분에 옮겨 심었다.
프리지아를 좋아한다는 나의 말에 가게를 나서려는 나를 불러 몇 송이를 건네주셨다. 분홍빛의 작은 장미꽃도 같이 주셔서 집에 있던 화병에 꽂았다. 이렇게 작은 꽃과 식물 몇 개만으로도 집에 생기가 돈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보이는 앙증맞은 꽃들이 사랑스럽다.
내가 작은 존재들을 사랑하는 것처럼 그들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꽃을 보며 너무 예쁘다고 빛나는 눈빛을 보내는 것처럼 말을 할 수 없는 그들도 말없이 말하고 있지 않을까. 마트에서 본 ‘봄의 꽃’이라는 단어마저 봄처럼 설레게 예쁘다.
이제 또 잘 풀리려나 싶다가도 금세 사그라지고 알 수 없는 시간들이 반복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사람처럼 웅크리곤 했다. 봄의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내가 조금 더 자란 것인지 이제 그렇게 웅크리고만 있지는 않는다.
노트를 펼쳐 손이 가는 대로 그림을 그린다.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